[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이 MWC 2018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5일(현지시간)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갤럭시S9이 보고싶다고 굳이 스페인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28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라뜨리움 광장에 갤럭시S9을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갤럭시S8의 예약판매는 28일부터 3월8일까지입니다. 국내 출시는 3월16일이며 라일락 퍼플, 미드나잇 블랙, 코랄 블루 등 총 3가지 색상으로 등장합니다. 가격은 갤럭시S9(64GB)이 95만7000원, 갤럭시S9 플러스(64GB)가 105만6000원, 갤럭시S9 플러스(256GB) 모델이 115만5000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기본적인 정보는 확인했으니, 이제 생생한 체험기를 풀어볼 차례입니다.

▲ 갤럭시 스튜디오에 등장한 갤럭시S9.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폼팩터 차이...갤럭시S8과 비교한다면?

갤럭시S9 실물을 처음 보며 든 생각은 ‘전작과 폼팩터에서는 차이가 없다’였습니다. 베젤리스가 강화되는 등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엣지 디스플레이를 중심에 두고 구성된 전반적인 디자인은 육안으로 보면 전작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갤럭시S8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다고 보면 될까요? 갤럭시S8과 갤럭시S9을 두고 한 번에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후면에는 카메라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두 스마트폰의 폼팩터 차이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지만, 그 외에는 대동소이합니다.

▲ 갤럭시S9 전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아직 정식으로 개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공지능 빅스비나 그 외 통화, 모바일 기능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구동속도는 시원시원하지만 ‘신상’이니까 당연하며, 빅스비 2.0은 하반기 갤럭시노트9에 적용될 것이라고 했으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앱 설정에 들어가니 엄청나게 많은 선탑재 앱들이 시선을 끕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폼팩터가 별 차이없으니 디자인이나 그 외 기능을 따져보는 것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2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한번에 실행할 수 있는 앱 페어(App Pair)와 동영상을 감상하다가 홈 화면을 볼 필요가 있을 때 스마트폰을 돌릴 필요를 없애 주는 가로모드 홈 화면는 흥미롭지만 엄청난 사용자 경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갤럭시S9의 옆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다만 인텔리전스 스캔은 쓰임새가 많을 것 같습니다. 영등포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인텔리전스 스캔 기능을 전면에 내걸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확인은 어렵지만, 사실 인텔리전스 스캔 기능 자체가 갤럭시S9의 비밀무기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왜? 애플은 아이폰X를 통해 안면인식을 강조했고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을 통해 홍채인식에 중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공개하며 홍채와 안면 모두 인식하는 인텔리전스 스캔으로 강력해 졌습니다. 빠른 인식율과 더불어 삼성패스 등을 연동한 모바일 핀테크 기술의 하드웨어 발전이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 갤럭시S9의 후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증강현실 이모지를 보자

갤럭시 스튜디오의 최고인기는 역시 증강현실 이모지 기능입니다. 한 번의 셀피 촬영을 통해 사용자와 꼭 닮은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기능입니다. 눈, 코, 입, 뺨, 이마 등 100개 이상의 얼굴 특징점을 인식하고 분석해 사용자의 다양한 표정을 실시간으로 따라 해 증강현실 이모지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디즈니 등과 협력해 인기 캐릭터로도 증강현실 이모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최근 네이버 웹툰 '마주쳤다'를 통해 구현된 이모지와 비슷합니다. 당시 네이버 웹툰 플랫폼은 사용자의 얼굴을 아바타로 만들어 이를 증강현실에 도입해 실감나는 웹툰 관람 사용자 경험을 끌어낸 바 있습니다.

사용해봤습니다. 카메라 기능을 통해 상단에 이모지 기능을 연결해주는 버튼이 나옵니다. 이를 클릭하면 동그란 원이 뜨며 얼굴을 인식하게 됩니다. 인식이 완료된 후 남성과 여성을 설정하면 끝입니다. ‘나를 닮은 3D 증강현실 이모지’가 탄생합니다.

▲ 증강현실 이모지 기능이 가동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이걸 꼭 증강현실로 봐야 할까’라는 의혹이 스치지만 일단 넘어갑시다. 이모지 기능을 잘 살펴보면 이미지와 동영상 모두 가능하며 동영상은 GIF로 저장이 되더군요. 내 육성을 담아낼 수 있지만 별도의 BGM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동영상 이모지를 만들어 갤러리에 저장해 다른 사용자와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공유에 있어 삼성전자가 단독 플랫폼을 별도로 준비한 것은 없고, 그냥 카메라로 촬영한 파일을 카카오톡이나 메시지로 보내는 수준입니다.

증강현실 이모지는 어떤 기술적 토대로 만들어 졌을까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기자들이 추적(?)하고 있으니 조만간 알려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글에서는 증강현실 이모지를 사용한 후기를 천천히 풀어볼까 합니다.

약 2, 3년전부터 스마트폰 하드웨어 폼팩터가 엄청나게 발전하며 멀티 미디어 기능 강화가 일종의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영상과 음성 등 스마트폰으로 전문가 수준의 멀티 미디어를 지원하는 기능이 프리미엄과 중저가 라인업을 막론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뜻입니다. 그 연장선에 ‘셀피’가 있습니다.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가 인기를 끌며 ‘자신의 흔적과 추억’을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스마트폰의 셀피 기능이 중요해졌습니다.

증강현실 이모지는 셀피의 기술 진화형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나 스스로를 촬영하는 것’을 넘어 ‘나’라는 캐릭터를 아바타로 구축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개념입니다. 증강현실 이모지가 셀피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셀피에 대한 다양한 일반의 ‘열망’이 겹치면서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갤러리에 저장된 증강현실 이모지를 확인하니 GIF 파일로 확인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증강현실 이모지가 모바일 메신저 기업들을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톡 등 많은 모바일 메신저 기업들이 통신사의 문자 메시지를 완벽하게 누르고, 일각의 RCN 반격도 간단히 꺾어버린 비결은 무엇일까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모바일 기반이라는 점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에는 역시 ‘특별한 사용자 경험’입니다. 문자 메시지로는 체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들. 예를 들어 이모티콘같은.

증강현실 이모지는 나만의 독특한 이모티콘을 만들어 줍니다. 그런 이유로 셀피의 연장선에서 돌풍적인 인기를 끌어낼 수 있다면, 현재 모바일 메신저 회사들이 이모티콘 등으로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단숨에 제조사 중심의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물론 모바일 메신저의 강점이 이모티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통신사와 제조사들은 RCA에 대한 야심을 버리지 못하고 콘텐츠가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해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완전한 뒤집기를 말하기는 어려워도 최소한 ‘강력한 위협’은 된다는 뜻입니다.

증강현실 이모지의 또 다른 특별한 기능은 ‘짤방’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 유희의 일종인 ‘짤방’은 원래 GIF 기반으로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의 공유로 생태계를 넓힌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성격이 달라졌지만, 옐로모바일의 피키캐스트가 이 ‘짤방’을 중심으로 급성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갤럭시S9은 짤방 문화에 ‘한 방’이 있습니다.

물론 갤럭시S9을 통해 공개된 증강현실 이모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무엇보다 BGM이 지원되지 않고(GIF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생성된 이모지가 갤러리에 단순 저장되는 형태라 공유를 위해 터치를 몇 번 더해야 하는 번거러움도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의 이모티콘 기능의 편의성과 비교하면 2% 복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모티콘이 ‘나를 재미있게 표현해주는 것’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 작가의 콘텐츠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유심히 판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증강현실 이모지로 제 얼굴을 스캔한 결과, 닮지 않았어요.

▲ 총 18개의 증강현실 이모지 이모티콘, 앞으로 58개로 늘어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그러나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셀피의 확장, 멀티 미디어를 통한 특별한 사용자 경험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증강현실 이모지는 역시 무서운 무기입니다. 애플이 아이폰X를 통해 비슷한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폭발적인 트렌드 수렴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증강현실 이모지의 숫자는 현재 18종이지만, 앞으로 58종으로 크게 늘어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우연이지만 갤럭시 스튜디오가 있는 광장 바로 옆, 카카오프렌즈 샵이 있더군요. 사람들이 몰려와 갤럭시S9 증강현실 이모지를 체험하는 장면을 라이언 전무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갤럭시 스튜디오를 바라보는 카카오의 라이언 전무.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메라와 덱스, 좋다

갤럭시S9은 초당 960개 프레임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수퍼 슬로우 모션)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기존 일반 촬영과 비교해 32배 빠른 것으로 약 0.2초 정도의 움직임을 약 6초 정도로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또 피사체의 움직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수퍼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고 수퍼 슬로우 버전으로만 구성된 짧은 길이의 동영상 지원도 가능합니다.

▲ 수퍼 슬로우 모션 기농이 구동되는 중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실제 사용해 봤습니다. 카메라 기능에서 옵션으로 선택해도 되고, 수퍼 슬로우 모션만 따로 앱 형식으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생한 슬로우 모션이 지원되는데, 아무래도 영상이 어둡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더 보강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수퍼 슬로우 모션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약간 어둡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카메라 자체 기능은 최고수준입니다.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전작 대비 저조도 환경에서의 이미지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설명입니다. 업계에서 가장 밝은 F 1.5 렌즈와 F 2.4 렌즈의 듀얼 조리개(Dual Aperture)를 탑재해 사람의 눈과 같이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의 사용 조건으로 촬영할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F 1.5 렌즈는 전작 대비 빛을 28% 더 많이 흡수하고,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에 적용된 멀티 프레임 노이즈 저감 기술로 기존 대비 최대 30%의 노이즈를 줄여 저조도 환경에서도 더욱 또렷한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듀얼 카메라는 갤럭시S9 플러스에만 탑재되었고, 듀얼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해 배경을 흐리는 효과를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는 라이브 포커스(Live Focus)를 제공합니다. 특히 빛 망울의 모양을 하트, 별 등 다양한 형태로 변경해 더욱 아름답고 감성적인 사진 연출이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듀얼 조리개 기능은 갤럭시S9과 플러스 모델 모두 가능합니다.

▲ 갤럭시S9의 음향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곳.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하만과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음성 기능은 최고수준입니다. 이 부분은 말이 필요없도록 훌륭합니다. 갤럭시S9의 기능 덕분이냐, 하만 AKG 헤드폰 덕분이냐의 질문 답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갤럭시S9 256GB를 구입하면 헤드폰 무료로 줍니다. 

돌비 애트모스 버전도 지원합니다. 삼성전자 초연결 전략의 핵심인 스마트싱스 앱 탑재는, 시연기간에는 모바일 연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체험할 수 없었습니다.

덱스는 모니터와 갤럭시S9을 연결하는 기능입니다. 이번에는 덱스패드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갤럭시S9을 모니터와 연결한 후 테이블 위에 올려 손가락으로 마우스처럼 조작하는 기술입니다. 한참 시연해보니 매우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덱스 기능 작동 후 갤럭시S9을 덱스패드에 올리고 마우스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스마트 워크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동시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구나'라는 생각에 너무 신나 환호성을 지를 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