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새 회장으로 손경식 CJ회장이 선임됐다.

경총은 27일 전형위원회를 열어 손 신임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앞으로 손 회장은  제7대 경총 회장으로 4285개사의 회원사를 가진 경총의 수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경총 전형위원회에는 박복규 한국경총 감사(전형위원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영태 SK부회장, 조용이 경기경총 회장이 참석했다. 전형위원회는 신임 회장 선임 기준으로 ▲경제단체장으로서의 인품과 덕망 ▲경제계 전반의 이해도 ▲기업경험과 노사관계 통찰력 ▲회원사간 이해소통 능력을 꼽았다.

▲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경총 회장에 선임됐다. 출처=CJ

 

경총에 따르면 후보는 4인이 추천됐고 이 중 손 회장이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현재 공석인 상임부회장도 손 회장이 조만간 추천키로 했다. 상임 부회장에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경총은 “손 회장은 경제계의 높은 신망과 존경을 받고 있고, 특히 대한상의 회장 재직 당시 경총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 노사정위원회에 경제계대표로 참석해 노사정합의를 도출한 적이 있다”며 “이런 경륜을 바탕으로 노사정대표자회에 경제계 대표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이라고 회장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손 회장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냈다. 

CJ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통해 손 회장의 경총 회장직 수락 소식을 알렸다. 손 회장은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상생의 노사관계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손 회장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재계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경영계의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이 경총 회장에 선임됐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총은 지난 22일 박상희 대구경총 회장을 차기 회장에 선정하려고 했다가 이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둘러싸고 여권 실세 국회의원 개입설, 대기업 회원사들의 대기업 인물 밀어주기 등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경총 관계자는 “신임 회장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는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손 회장이 대기업 출신이라 현재 유명무실화된 전경련을 대신해 대기업의 입장을 잘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며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운 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이 물러났고 그 후임으로 과거 참여정부에서 일한 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장이 하마평에 올라 우려도 적지 않다. 

윤덕균 한양대 교수(산업공학)는 “경총의 설립 목적은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데 이는 노동계와 대립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손경식 회장이 재계 출신이긴 하지만 오너경영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현재 상임부회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 노동계쪽 입장을 적극 반영하는 사람이 온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더 곤란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상근부회장에 한진현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선임했다.  한 상근부회장은 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4년 공직에 입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30여년 동안 에너지, 자원, 산업, 무역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에너지산업정책관, 무역정책관, 무역투자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2016년 10월부터는 제10대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최근까지 근무했다.

무역협회 전형위원회는 “한 부회장은 오랜 기간 무역 분야의 공직 경험을 통해 통상과 무역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선임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