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한국은행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오전 이주열 한은 총재 주재로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조정한 1.50%로 인상 결정했다. 한은이 6년 5개월만에 금리 인상 태세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횟수에 쏠렸다.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기준금리 결정권은 차기 총재에게 넘어가게 됐다. 이 총재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되는 가운데 다음 금통위는 신임 총재가 주재하는 4월 12일에 열린다.

▲ 한국은행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허지은 기자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24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3%는 2월 기준금리가 1.50%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이 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145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 부담과 국내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등으로 2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밝힌 이 총재의 금리인상 ‘신중론’에서도 시그널을 읽을 수 있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직후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에 통화 완화 정도를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추가 조정 여부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기준금리가 동결 결정되면서 다음달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랜달 퀄스 부의장은 “미국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건강한 고용시장과 2%에 근접한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보다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음달 2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