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여기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대기업과 승부를 벌이고 있는 국내 에드 네트워크 기업이 있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모델인 옐로모바일의 주력이자, ‘독립적인 에드테크 기업 중 우리가 최고’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퓨처스트림네트웍스(FSN)가 그 주인공이다. 신창균 대표는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카카오와 경쟁하면서 특화된 강점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로 FSN 사옥 집무실에서 신 대표를 만났다.

▲ 신창균 FSN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에드’보다 ‘테크’가 중요하다

신 대표는 1997년부터 1999년까지 LG 캐피탈에서 인터넷 카드 사업부에서 일한 후 2000년 NHN에 입사, 2009년까지 NHN 차이나 본부장을 지냈다. 옐로모바일 초창기 멤버로 분류된다. 신 대표는 “모바일의 큰 흐름을 보면서 스타트업에 매력을 느꼈고, 에드테크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이끌고 있는 FSN은 애드쿠아 인터랙티브, 마더브레인, 옐로스토리, 레코벨, 핸드스튜디오, 투비 등 쟁쟁한 모바일 광고 기업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핵심 경쟁력인 모바일 광고 플랫폼 ‘카울리’는 2010년 상용화를 시작해 2011년 대한민국 모바일 광고 대상 수상, 2014년 매출 250억원 돌파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 카울리의 서비스는 1월 기준 이용자만 월 3800만명이며 페이지뷰는 월 200억회, 월 200개 이상의 광고를 운영하며 1만2500개의 매체와 함께 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연이어 인수한 애드쿠아 인터랙티브, 레코벨을 보면 FSN의 미래 행보가 엿보인다. 신 대표는 “FSN은 에드(광고)보다 테크(기술)에 더 특화된 기업”이라면서 “에드는 단순한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테크를 바탕으로 기술 요소가 들어가야 의미 있는 광고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드쿠아 인터랙티브는 테크 그 자체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며 여기에 레코벨의 추천 엔진을 더하며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전략이 나온다. 신 대표는 “제작 능력을 가진 애드쿠아 인터랙티브 인수를 통해 에드에 기술의 관점을 녹여냈고, 레코벨의 추천기술을 통해 퍼포먼스(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레코벨은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에 접목돼 특화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는 중이다. 신 대표는 “단순한 에드가 아닌, 타깃형 광고까지 노리는 내밀한 전략”이라고 자평했다.

애드쿠아 인터랙티브와 레코벨 인수는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교집합을 의미한다. 신 대표는 “게임회사 등은 앱 다운로드 등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을 원하고, 나이키와 코카콜라와 같은 대기업들은 브랜딩을 위해 FSN을 찾는다”면서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결합을 통해 고객사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원스톱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량적인 평가가 가능한 퍼포먼스 마케팅과, 다소 추상적인 마케팅 가치인 브랜딩을 동시에 잡아내기 위해 테크를 중심에 둔 일종의 ‘사업 확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 대표는 이를 두고 “운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 것”이라고 묘사했다. 1인 크리에이터 시장의 MCN이 가진 성과평가를 둘러싼 논란에도 어느 정도 힌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FSN은 네이버 라인과 함께 일본을 무대로 모바일 광고 플랫폼 기술 협력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빨라진 인수합병만큼 대외활동에 탄력이 붙고 있다. 데일리금융그룹 코인원과 협력해 태국 가상통화 시장에 진출했으며 동남아시아 디지털 마케팅 그룹인 YDMG도 인수했다. 신 대표는 “마케팅 범위를 넓히면서 테크를 중심으로 우리의 자신감이 상당히 올라온 상태”라면서 “구글과 페이스북, 카카오와 경쟁하면서 특화된 강점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상식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ICT 플랫폼 기업과 경쟁하며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정면승부가 아닌 특화된 강점이라는 표현도 다소 추상적이다. 신 대표는 “오로지 기술, 그리고 도전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다소 뻔한 대답이지만 신념은 확고했다. 그는 “매력적인 상품이 중요하고, 상품을 매력적으로 조성하려면 테크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지금까지 사내 캠페인 중 테크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자원을 기술개발에 투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대 경쟁자들이 자기들의 플랫폼 경쟁력으로만 승부를 볼 때, FSN은 퍼포먼스와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다양한 카드를 중심에 두고 테크에 기반한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현재 FSN의 기술개발 인력은 전체 인력의 30% 수준이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내 분위기, 끊임없이 도전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신 대표는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도전”이라면서 “동남아시아 투자 3년 만에 매출의 30%가 현지에서 나올 정도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제안을 받고 있다는 말도 부연했다.

▲ 신창균 FSN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옐로의 시너지… ‘이제 생긴다’

FSN이 속한 옐로모바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모델을 추구하는 옐로모바일은 지금까지 많은 사업 성과를 보여줬지만, 그와 비례해 자금의 흐름이나 미래 성장동력에 있어 시장에 굳건한 믿음을 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 동양네트웍스 지분인수에서 180도 선회해 블록체인기술 중심의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대주주로 등극한 데일리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 알려져 있다.

옐로모바일의 핵심인 계열사 간 시너지에 대해 신 대표는 “지금까지 옐로모바일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동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양한 색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모여 각자의 목소리만 내는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일들이 있었다는 것. 옐로모바일은 최근까지도 각 스타트업 대표들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해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 대표는 “지금까지의 논란은 경험미숙에서 비롯된 문제였다”면서 “아직도 그런 분위기가 있지만, 지금은 경영의 관점에서 이해관계를 모아 시너지를 일으키는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돈을 벌거나, 돈을 벌지 못하는 스타트업 사이에서 불거지는 문제는 있지만, 이제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왔고 충분한 준비도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