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브라질 등 비 OPEC산유국들의 산유량이 늘면서 2020년까지 세계수요를 충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다라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감산합의 이행국들은 유가 재균형을 원한다면 올해 말 이후에도 최소 2020년까지는 감산합의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개 산유국들은 지난해 11월30일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를 올해 말까지만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총장. 출처=블룸버그TV 캡쳐

블름버그통신은 25일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총장이 지난 21일 런던에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비 오펙 산유국의 산유량 증가가 앞으로 2년간의 세계 수요 증가를 맞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비롤 총장은 인터뷰에서 “상당히 많은 양의 비 오펙 원유가 시장에 나오고 있다”면서 “북미와 브라질, 멕시코의 산유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유가가 지난해 7월 이후 고공행진을 한데 힘입어 급증해 지난해 11월에는 하루 1000만배럴을 넘어 197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6일 1027만배럴을 기록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산유국으으로 등극했다.

▲ 미국 원유생산량 추이. 단위 1000배럴. 출처=EIA

미국은 생산량을 늘렸을 뿐 아니라 수출도 늘려 OPEC의 가격 안정 시도를 좌절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수출은 지난 10월 하루 200만배럴을 이미 넘어섰다. 미굯한 원유는 유황성분이 적은 경질유인데다 브렌트유보다 값이 싸 수요가 많다. 한국도 수입을 늘리고 있다.

▲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추이. 출처=EIA

미국 등 비 OPEC 원유로 시장에 물량이 넘치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가 OPEC 등이 원하는 수준까지 가려면 한참 멀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의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2014년 1월 초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2016년 2월에는 배럴당 31달러대까지 급락했다가 지난해 7월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2%(78센트) 오른 배럴당 63.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주간으로 3.3% 상승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4%(92센트) 상승한 배럴당 67.31달러로 장을 끝냈다. 주간으로는 브렌트유 가격은 3.8% 상승했다.

그럼에도 2013년이나 2014년에 비하면 약 40% 정도 빠진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꿈꾸는 OPEC 등의 성에 찰 리가 없는 가격 수준이다. 블룸버그가 비 오펙 산유량이 글로벌 소비 증가를 충당한다면 OPEC은 현행 감산합의를 오는 2020년까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은 올해 연말로 끝나는 감산합의의 연자을 위해 24개국이 참여하는 ‘수퍼그룹’ 결성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자세한 움직임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감산합의 참여국들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내년 중반께면 감산합의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와 있다. 새로운 유전 개발을 원하는 러시아 원유회사들은 감산합의 종료를 원하고 있고 리비아와 이라크, 이란 등 일부 OPEC 회원국들은 오랜 제재와 분쟁으로 날아간 원유수입을 만회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장을 원하고 있어 감산합의는 사실상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올해 말 이후에도 제각기 산유량을 늘려야 할 이유를 갖고 있는 이들 국가가 추가로 생산억제를 용인할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