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당신의 나이는 몇 살인가? 생애주기를 기반으로 나이를 계산했다면 이미 당신은 늙은 사람이다. 유대계 미국 시인인 사무엘 울만은 ‘그의 젊음’이란 시에서 ‘젊음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라고 했다. 즉 육체적 연령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정신적인 젊음임을 강조한다.

사물에는 ‘낡다’를 쓰고 사람엔 ‘늙다’라는 단어를 쓴다. 영어의 ‘늙다(Old)’는 어원이 ‘자라다, 위로 잡아당기다, 영양을 공급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먹여 살리다, 키우다(Alere)’에서 파생한 라틴어 ‘높다(Altius)’와 연관되어 본디 긍정적, 정신적 의미를 내포한다.

늙은 사람은 주저앉아 “그게 뭐야?”라고 묻지만, 소년은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다. 오늘날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스티브 잡스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늙은 사람’을 나이보다 태도로 판단한 것이다. 결국 늙음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진정한 장미는 용모나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과 같은 외형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내면의 정열을 가리킨다. 그런데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새로운 것을 귀찮아하고 불어나는 숫자의 나이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2030세대도 이미 늙은 사람이다.

인간은 사고가 늙으면 육체도 따라 늙는다. 그렇다면 먼저 일상에서 사고부터 바꿔보자. 새로운 것은 꼭 부담만은 아니다. 당신의 단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축복일 수도 있다. 나훈아, 심수봉 노래를 흥얼거리며 향수에 젖는 것도 좋지만 방탄소년단, Wanna One, EXO 등 아이돌 가수의 낯선 음악에도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기 위해 일부러 노력해보자. 이것조차 어렵다면 “나는 이런 음악 이해를 못하겠어”라는 폐쇄적 표현은 하지 말자.

특히 은퇴했다고 할 일 없이 노인정에 가서 고스톱이나 치고, 등산으로 소일하지 말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하루쯤은 자가용을 두고 일부러 젊은이들처럼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연(鳶)보다는 드론도 날려보고, 호텔이나 리조트 대신 에어비앤비 등 숙박 공유 서비스에도 도전해보자. ‘왜 꼭 그래야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이미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완고한 노인일 가능성이 높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평이하고 안이한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 노인에게 청춘이 있다.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어야 한다.

최근 OECD가 발표한 ‘불평등한 고령화 방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6~75세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2.7%, 76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60.2%로 비교 대상 38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국가로는 일본이 꼽혔지만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는 한국이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도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적 수치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정신마저 고령화된다면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스티브 잡스의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자. 앉아서 “그게 뭐야”라고 훈계만 하는 사람은 늙은 사람이다.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라. 이것이 당신을 청춘으로 살게 해주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