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층 전시장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안영나 작가

입춘이 지난 한낮 햇살이 대형 통유리의 전시장으로 스며들었다. 200호 대작의 노랗고 붉은 꽃과 새들이 노니는 호수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듯 했다.

 

2월21~27일까지 서울 인사동거리에 위치한 인사아트스페이스(구, 가나아트스페이스) 지하1층에서 3층, 전관에서 100여점 전시를 열고 있는 안영나 작가의 ‘한국화40년, Flower No Flower-꽃의 일생’전시장을 찾았다.

 

지하1층엔 1995년 제작한 박스 안 도자 종이작품 등 다양한 매체를 도입한 제작물과 2000년 초부터 작업해 온 ‘Flower No Flower’ 원형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1층엔 여백과 필묵, 채색의 조화로 한국적 서정성을 모색한 자기 고백적 삶의 돌아보는 작품들이 관람자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화면의 꽃도 오리가족도 인간도 생명의 훗훗한 참됨을 한 화폭에 펼쳐 놓음으로써 잔잔하면서 소박한 삶의 진정성을 드러낸다. 요란하고 자극적이며 현란한 것이 넘치는 시대, 여백미학은 제 자리에서 오랜 기다림을 통한 새로움의 잉태라는 자연의 숭고미를 일깨운다.

 

새봄을 맞이하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희망 그것이 안영나 화풍의 미덕이자 그 자체 한국화의 힘을 드러내 보인 작품을 관람하는 즐거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