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가끔 특별한 자동차 번호판이 보인다. 예를 들어 ‘국기’라고 쓰여 있는 자동차다. 이는 국제기구를 뜻하는 외교용 차량이다. 차량 번호판 앞뒤 숫자는 국가기구 번호 3자리(앞)와 국가기구 내 차량의 서열을 의미하는 3자리(뒤)다.

특수한 자동차 번호판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비밀이 곳곳에 숨어 있다. 외교용 차량은 조금 특별하다. 외교관용은 ‘외교’, 영사용은 ‘영사’, 준외교관용은 ‘준외’, 준영사용은 ‘준영’, 국제기구용은 ‘국기’, 기타외교용은 ‘대표’나 ‘협정’ 등으로 구분하여 쓴다.

이 중 ‘대표’는 주한 대만 재교부와 같이 정식으로 국교를 맺지 않은 나라의 차를 의미한다. ‘협정’은 별도의 협정을 통해 외교사절단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예컨대 ‘외교 001-001’은 대한민국과 첫 번째로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 대사관의 대사 차다. 외교 차량에 부여되는 국가별 번호는 테러위험 등의 이유로 대외비로 분류돼 있다.

자동차 운수사업 차량의 경우 일명 ‘아빠사자’로 대중에 알려져 있다. 이는 ‘아, 바, 사, 자’ 번호판을 달고 있는 경우인데 택시나 버스가 대부분이다. 종종 ‘배’라는 단어를 쓰는 차를 볼 수 있는데 이는 택배 차량이다. 택배 차량은 2013년부터 ‘배’를 쓰기 시작했다. 본래 택배 단어의 ‘택’과 함께 논의됐으나,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잘 식별하지 못해 받침이 없는 ‘배’를 사용하기로 정했다.

대여용 차량은 ‘허, 하, 호’를 쓴다. 본래 ‘허’만 있었는데 2013년부터 ‘하’와 ‘호’가 추가됐다. 군용 차량은 차종 번호 구분이 없다. 대신 군부대별로 구분된다. 국방부와 직할부대는 ‘국’, 합동참모부와 직할부대는 ‘합’, 육군은 ‘육’, 해군과 해병대는 ‘해’, 공군은 ‘공’을 쓴다.

일반 자동차가 쓰는 번호판은 차량 종류를 나타내는 앞쪽 숫자, 차량 용도를 나타내는 한글, 일련번호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일반 자동차 번호판은 곧 바뀔 처지에 놓여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가용 기준 자동차 등록번호 2207만7792개가 모두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쪽 숫자 69개, 중간의 한글 32개, 뒤쪽 일련번호 9999개로 만들 수 있는 등록번호는 총 2207만7792개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기존에 사용했던 자동차 등록번호 중에서 회수 3년이 지난 번호 428만개를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