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 “두더지를 잡는 독수리 한국 상공 난다”

지하 깊숙이 터널을 뚫고 벙커를 구축한 세력을 공격하는 미국의 무인기 그레이이글(Gray Eagle)은 이런 평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미 산악지역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창공을 날면서 산속에 숨어 있는 알카에다 간부 등을 사살하는 등의 전과를 올렸기에 이런 평가는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다. 주한 미군은 군산기지에 그레이이글을 배치해놓고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3월 그레이이글을 군산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1개 중대 규모 12대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1개 육군 보병 사단마다 그레이이글 1개 중대를 배치한다는 미국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레이이글은 고속비행, 정찰능력은물론 가공할 공격력을 갖고 있다. 공대지 미사일 ‘지옥의 불(헬파이어)’ 4발과 폭탄 4발을 탑재하고 날아다니다 지상 표적을 정확히 타격한다. 그레이글의 한반도 상시 배치는 북한 지도부가 지하에서 나오는 순간 언제든지 표적이 수 있다는 것과 같다.

▲ 미군이 한반도 상시배치하는 드론 그레이이글.출처=미국 육군

그레이글 12대 군산 미군 기지에 배치

주한미군은 지난해 3월 그레이 이글과 이를 운용할 중대급 병력을 군산 기지에 상시 배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일 일부 언론이 9~12대가 4월까지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은 이미 지난해 10월께 12대가 군산 기지에 배치돼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북한의 점정하는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레이 이글 1개 중대가 군산 기지에 상시 배치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한미군은 당시 그레이이글 중대가 작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를 ‘내년 초’라고 밝혔을 뿐 그레이이글 한국 도착 시기나 배치 수량은 자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주한미군은 단지 그레이 이글 중대가 제2보병사단 소속 2전투항공여단에 배속된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공격정찰 임무를 띤 제2항공연대 제4 공격정찰 대대에 배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제2전투항공여단은 아파치 공격헬기, UH-60 블랙호크 헬기, CH-47 치누크 헬기를 보유하고 있는 부대로 막강한 전투력을 자랑한다. 주한 미군의 C-12 고정익 항공기를 통제한다. 제2전투항공여단은 제2보병사단의 항공여단으로 역할 외에도 주한 미8군을 직접 지원하는 부대이기도 하다.

▲ 바이퍼 스트라이크 E형. 출처=MBDA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무기로 무장

주한미군은 지난해 그레이이글 배치계획을 밝히면서 “그레이이글은 주한미군과 동맹국인 한국에 상당한 정보수집, 감시, 정찰 역량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빈말이 아니다. 그레이 이글의 제원을 보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드론인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레이 이글은 미군의 대표 중고도 무인기 프레데터(Predator·MQ-1)를 개량한 드론이다. 정찰능력 외에 향상된 정밀타격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길이 8.53m, 날개 너비 17m, 높이 2.1m에 최고 시속 309km이며  최장 36시간을 비행할 수 있다. 고도 7.6㎞에서 400㎞의 작전구역에 대한 감시와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다. 휴전선 부근을 날면 북한 대부분을 감시할 수 있다.

무장도 적지 않다. 공대지 미사일인 '헬파이어' 4발 또는 GPS지원, 레이저 소형 정밀 폭탄 '바이퍼 스트라이커' 4발을 탑재한다. 사거리 8km의 스팅어 미사일 8발을 달 수도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은 대전차 미사일로 명성을 날린 공대지 미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8km다. 반능동 레이저 유도 방식을 채택해 발사 후 조종사가 표적까지 유도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날아가 표적을 파괴한다.

▲ 바이퍼 스트라이크. 출처=MBDA

바이퍼 스트라이크 자유낙하 폭탄은 나비처럼 날고 벌처럼 1kg 고폭탄 침을 찌르는 폭탄이라는 평가를 얻는 폭탄이다.

바이퍼 스트라이크는 길이 90cm, 지름 14cm, 무게 20㎏, 날개 너비 90cm다.탄두중량은 1.05kg이다. 사거리는 10km이상이지만 정확도는 1m 이내다.

1m 하강할 때마다 옆으로 10피트를 날아간다.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가 탄 차량이나 미사일 발사장 전망대,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등을 정확히 때릴 수 있다.

군관계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그레이 이글은 북한 영공을 침투해 전쟁 사령부와 주요 시설을 정밀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레이이글.출처=성조지

그레이이글과 아파치헬기 공동작전 

그레이글의 배치는 배치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주한 미군의 전력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한다.

주한 미군은 북한 탱크부대와 고속 공기부양정 견제를 위해 아파치 헬기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주한 미군은 유무인기가 정보를 공유하고 합동작전을 펼치는 훈련을 해왔다.

주한 미군은 지난 2015년 8월 군산 기지에서 그레이이글과 아파치 헬기를 데이터링크로 연결해 팀을 이루는 훈련을 벌였다. 전방의 그레이 이글이 수집한 영상 자료와 데이터를 아파치 헬기에 전송하고 아파치가 이를 다시 지상의 원격비디오터미널에 재송신해 지상군이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지상 작전 센터의 지휘관들은 그레이글이 직접 송신한 영상과 아파치헬기가 재송신한 영상 둘을 동시에 보면서 작전 계획을 짜는 훈련을 했다.

미군은 2014년에는 아파치헬기가 그레이이글을 제어하는 훈련도 벌였다.

이처럼 무인기와 유인기의 데이터공유와 합동작전은 유무인기의 공격을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 지상군이 전방의 전장상황을 미리 인식하고 대비책을 세우도록 하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전방을 날고 있는 그레이이글이 고속으로 남하하는 북한 공기부양정이나 탱크 정보를 아파치에 헬기에 제공하면 아파치는 이를 받아서 특정 장소에 매복해 있다가 공격에 나서는 게 가능해진다.

이런 역량은 우리군이 필요로 하지만 없는 역량으로 미군 고유의 것이다.드론에 관한한 우리 군이 가야할 길은 멀어도 한 참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