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 하락으로 30주 연속 상승한 국내 석유제품 소비자가 가격 상승세도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원유 수입단가가 원유 가격 등락과 상관없이 지난해 7월부터 지속해 상승세라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국내 휘발유 가격 추이. 출처=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는 2월 2주 차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지난주보다 1.8원 상승한 리터당 1565.6원, 경유는 2원 오른 리터당 1361.4원, 등유는 1.8원 오른 리터당 910.2원이라고 19일 발표했다.

판매가격은 알뜰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전주 대비 3.1원 올라 리터당 1536.3원, 경유는 3.4원 상승한 리터당 1333.3원으로 상표 중 최저가다.

SK에너지는 휘발유를 전주 대비 1.5원 오른 리터당 1585.3원, 경유를 1.5원 상승해 리터당 1381.4원으로 지난주에 이어 최고가다.

▲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지역별 휘발유 가격. 출처=한국석유공사

지역별로는 울산 지역 휘발유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교해 가장 큰 폭으로 올라 리터당 1556.4원에 판매되고 있다.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1.2원 상승해 리터당 1655.5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보다 89.9원 높은 수준이다. 최저가 지역인 경남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1.4원이 올라 리터당 1543.6원이다. 경남 휘발유 가격은 최고가인 서울에 비교해 112원 낮다.

한국석유공사는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공급 증가와 함께 미국의 원유 재고와 생산이 증가해 국내 유가도 보합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산유량이 급증한 이유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 번째는 국제에너지기구(EIA)가 지난해 11월 산유량을 실제보다 낮게 전망한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 산유량이 EIA의 예상보다 급증한 것이다.  세 번째는 EIA가 주간 단위 산유량을 발표할 때 과거 산유량을 수정하지 않아 미국 산유량이 직전 주보다 급증한 것처럼 발표된 것이다.

2월 초 가동중인 미국의 원유채굴기(rig)는 1월 말보다 26개 늘어난 791개로 집계됐다. 이번 주에는 7개가 더 늘어나 현재 미국의 원유채굴기는 총 798개다. 가동중인 채굴기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원유 생산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키움증권은 20일 발표한 유가 전망에서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율은 원유채굴기 증감과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유채굴기 수의 증가에 따라 미국의 원유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원유 공급 증가와 미국 정제 수요 감소, 정유공장 가동률 하락 등으로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이에 따라 국내유가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 도입 단가는 원유 선물 가격의 등락과 상관없이 최근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원유도입단가는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배럴당 52.9달러에서 12월 63.9달러로 상승했고 이어 올들어 1월에는 배럴당 66.3달러, 2월 현재 70달러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이사 대우는 “원유 가격이 매겨지는 데에 시차가 있어, 국제 유가가 하락해도 국내 유가는 더 상승하고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실물을 수입해서 운송하는 시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국제 유가가 최근에 계속 오르다가 하락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국내 유가는 시차를 두고 천천히 하락세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