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스 경매를 앞두고 있는 1815 오마주 투 발터 랑에. 출처=필립스

[이코노믹리뷰=강기산 기자] 발터 랑에. 그는 랑에 운트 죄네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특히 시간을 1990년대 이후로 한정하면 브랜드의 창시자인 아돌프 랑에에 버금가는 인물이다. 독일 통일 후 랑에 운트 죄네를 빠르게 부활시킨 것은 물론 다양한 시계를 선보인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발터 랑에는 랑에 운트 죄네와 독일식 럭셔리 시계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그는 글라슈테로 돌아와 랑에 운트 죄네의 부활을 고민했다. 이후 1994년 랑에 운트 죄네는 리바이벌 컬렉션과 함께 대중 앞에 부활했고 남다른 기술력과 디자인을 앞세워 현재에는 파텍필립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랑에 운트 죄네의 전성기를 이끈 발터 랑에도 고령의 나이를 이겨낼 순 없었다. 2017년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가 한창이던 1월17일 아쉽게도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랑에 운트 죄네는 물론 럭셔리 워치 업계 모두가 그를 추모했다. 럭셔리 워치 업계 최대 행사 기간 중 업계 최고의 별이 진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2018 SIHH에서도 발터 랑에의 추모는 계속됐다. 추모 1주기를 맞이해 랑에 운트 죄네는 1815 컬렉션에 오마주 투 발터 랑에라는 시계를 선보인 것. 시계는 총 4점 출시됐다. 점핑 세컨드를 탑재한 이 시계는 화이트 골드, 핑크 골드, 옐로 골드 그리고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제작됐다. 각각 145점, 90점, 27점, 1점으로 한정 생산됐다.

여기서 주목할 시계는 단 한 점 만들어진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오마주 투 발터 랑에다. 이 시계는 랑에 운트 죄네에서도 보기 드문 시계다. 정통 기계식 시계를 추구하는 만큼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는 지양하지만 이번 오마주 투 발터 랑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적용해 의미를 뒀다.(파텍필립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 시계가 드물다) 상세 스펙은 다른 버전의 시계와 마찬가지로 직경 40.5mm, 두께 10.7mm 그리고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L1924를 탑재하고 있다.무브먼트에 탑재된 점핑 세컨드 역시 발터 랑에가 생전 공을 들인 컴플리케이션이다. 공개 당시부터 정확한 리테일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것 또한 눈길을 끈다. 한 점 생산된 만큼 경매 판매를 택한 것이다.

특별한 오마주 투 발터 랑에는 필립스 경매에 출품이 확정됐다. 필립스 경매는 뉴욕, 런던, 홍콩, 제네바, 모스크바, 파리 등 9개 도시에서 열리는 경매로 미술품은 물론 빈티지 워치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5월에 열릴 이번 경매는 랑에 운트 죄네 역사상 가장 높은 경매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깜짝 낙찰가가 나올 확률도 있다고 전망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판매로 인한 수익금은 어린이 권리를 보호하는 스위스 자선재단인 칠드런 액션에 기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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