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유명한 도시들이 늘 그렇듯 사람들은 뉴욕에 대해 여러 가지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외국인들이 뉴욕에 대해 갖는 고정관념은 영화나 TV 등의 미디어를 통해 생겨난 선망과 환상의 대상이다. 비즈니스와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에는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멋진 사람들만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뉴욕의 고정관념은 살짝 다르다. 같은 나라이다 보니 뉴욕을 지상에 없는 곳처럼 환상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뉴요커는 정신없이 바쁘고 남들에게 불친절하거나, 심지어 무례하고 미국이 뉴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고 생각한다.

최근 여행 및 문화 안내 잡지인 <타임아웃 뉴욕>이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이런 고정관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라는 답변이 나왔다.

뉴욕에 대한 고정관념 중 실제와 일치하는 선입견에 대해서 질문하니, 많은 사람들이 ‘뉴요커는 무례하고 불친절하며 한마디로 재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선입견이 실제와 맞아떨어진다고 답변했다. 또 비슷하게 뉴요커는 자신의 일에만 관심이 있고 남들이 뭘 하든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는 답변도 나왔다.

그러나 뉴요커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설명했다. 뉴욕은 바쁘게 돌아가고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고, 빠른 속도에 맞추기 위해서 오랫동안 생각할 틈이 없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무례하고 불친절하고 무관심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과 빠른 속도의 삶은 뉴요커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77%의 뉴요커가 현재의 삶이 스트레스가 있다고 답변했으며 50%가 넘는 사람들이 수면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남에게 무관심한 뉴욕의 삶은 종종 지나치게 남들에게 관심이 많은 한국의 문화와 비교돼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뉴요커는 무관심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같은 건물에 사는 이웃의 이름을 아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안 되는 45%만이 그렇다고 답변했고, 뉴욕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것이 쉽다고 답변한 사람은 고작 8%밖에 되지 않았다.

뉴욕의 바쁜 생활을 많은 사람이 점심시간에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기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점심을 먹게 만들었다. 뉴요커들은 1년에 약 39번은 업무를 하느라 밖에 나가는 대신 컴퓨터 앞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에 쫒기는 뉴요커가 식당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법. 73%의 뉴요커가 식당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 1시간을 기다릴 수 없다고 답변했으며 약 27%의 미식가들은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 기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시간을 아끼는 것이 중요한 뉴요커는 배달 음식도 자주 먹는데 62%의 사람들이 지난주에 집으로 배달되는 음식을 먹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전체 답변자 중에서 81%는 뉴욕이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변했으며 1년에 약 41번을 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지난주에 술을 마시러 나간 적이 있는 것으로 답변했으며 친구들과 한 번씩 나가서 외식을 하고 술을 마실 때마다 96.79달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요커가 불만스러워하는 점은 뉴욕에서 인연을 찾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20%가 안 되는 사람들이 뉴욕에서 인연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희망은 버리지 않고 21%의 사람들이 데이팅 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의 비싼 물가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아서 월세가 너무 비싸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59%의 뉴요커가 자신의 동네를 사랑한다고 답변했고 44%의 사람들은 돈이 문제가 안 된다면 평생 뉴욕에서 살고 싶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