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CNN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평창 올림픽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단지 겨울 스포츠의 향연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사상 최고의 하이테크 올림픽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다.

삼성, 현대차, 인텔 같은 굴지의 회사들이 한국의 평창에서 열리고 있는 동계 올림픽에서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체험관, 초고속 비디오 스트리밍 같은 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5G 기술

그런 첨단 기술의 중심에는 전세계 이동 통신사들이 서로 채택하기 위해 경쟁하고있는 무선 네트워크 기술인 5G가 있다.

이번 올림픽 이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구 4만 4000 명의 작은 도시 평창이 그런 첨단 기술의 중요한 시험장으로 떠올랐다. 인텔과 한국의 이동 통신사인 KT는 하이테크 업계 최대 규모의 5G 쇼케이스로 평창 올림픽을 이용하고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의 싱가포르 주재 애널리스트 피터 리우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5G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약속 받았다. 그들은 상업적 환경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것이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올림픽 참가 선수를 보는 데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팬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 회사는 크로스 컨트리 스키어를 추적하기 위해 5G 스테이션을 설치했고, 빙상 경기장 안에 수십 개의 카메라를 배치했으며, 이번 올림픽을 가상 현실에서 생방송되는 최초의 올림픽으로 만들었다.

인텔의 5G 사업 총책임자인 롭 토폴은 "우리는 선수들에게 더욱 더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시간, 보려는 대상, 보는 각도까지도 제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연된 라이브 스트림을 보는 좌절감도 사라졌다.

5G 네트워크는 아직도 발전하는 중에 있지만, 기술은 4G보다 적어도 10배 이상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4K, 심지어 8K 비디오를 출시하기 위해 게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HD보다 몇 배나 높은 화질을 제공한다.

토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5G의 모습을 보여주는 청사진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평창에서 보여주는 것은 보여줄 수 있는 기술 능력의 "초기 쇼케이스"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인텔과 KT가 이번에 설정한 5G 신호는 대략 반 평방마일(1.3 km2)의 매우 제한된 영역만을 커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장에 들어가는 관객들은 자신의 전화기가 자동으로 빨라지는 것을 볼 수는 없다. 5G에 접속하려면 특정 "관중 지역"에서 인텔의 타블렛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차 넥소(Nexo)               출처= 현대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

5G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올림픽을 이용하는 회사는 이들 뿐이 아니다.

한국의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는 올림픽 방문자들이 이 회사의 수소 전기 자율주행차인 넥소(Nexo) SUV를 시승하게 해 준다. 이 차는 이달 초에 인간의 개입없이 서울에서 평창까지 두 시간의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넥소의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은 KT의 5G 기술을 사용해 사용자가 자동차 안에서 집안의 잠금 장치나 조명 시스템과 같은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이동 중 지루해지면 뒷좌석에서 가라오케 장비로 노래를 부르거나 비디오를 스트리밍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넥소 SUV는 연료 전지로 구동되는 세계 최초의 자율 운전 전기차다. 가스를 사용하는 대신 수소와 산소의 조합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또 경기장 사이를 운행하는 여러 대의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버스들도 같은 에너지원으로 동력을 얻는다. 이 버스들에는 운전자의 표정을 모니터링해 졸음의 징후가 감지되면 경고를 표시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현대차의 대변인은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의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일 뿐 아니라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올림픽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가상 현실 미션

한국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인 삼성도 가상 현실에서의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올림픽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팬들을 위해 스노우보드 및 크로스컨트리 스키 시뮬레이션 가상현실 스테이션과 달의 중력 느낌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가상 현실 "우주 미션"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또 경기 시작 전에 두 명의 네덜란드 선수에게 스마트수트(SmartSuits)를 입혔다. 이 스마트수트는 센서를 사용해 신체 자세 데이터를 추적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코치에게 전송한다. 그러면 코치는 선수들의 현재 상태를 분석해서 손목에 찬 밴드의 진동을 통해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해 준다.

이들 회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다음 하계 올림픽에서는 더욱 발전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한다.

인텔의 토폴은 평창에서의 시범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보여주게 될 것을 위한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 5G가 얼마나 많은 일을 벌일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불과 몇 년 후면 올림픽 빌리지는 자동차가 교통 신호등에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스마트 시티’가 되고, 전광판에서는 사람들이 휴대 전화에서 찾고 있는 정보를 전송해 줄 것입니다. 많은 기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5G는 더 이상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