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KT가 20일 5G 핵심사업 중 하나인 실감형 미디어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GS리테일과 협력해 3월 초 서울 신촌에 가상현실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개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 옥수수에 가상현실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5G의 동력 중 하나인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둘러싼 통신사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실감형 미디어 업계의 강자인 소셜네트워크도 올해 서울 홍대에 가상, 증강현실 테마파크를 설립하는 등 초연결 생태계의 '차세대 소통 플랫폼'을 둘러싼 '외곽전투'도 활발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KT는 2014년 서울 동대문에 홀로그램 전용관인 K-라이브를 열어 홀로그램 콘서트는 물론 뮤지컬 코믹 메이플스토리 를 선보이며 30만명을 모았던 저력이 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실감형미디어 융복합 체험관 K-라이브 X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글로벌 스포츠이벤트 U-20 월드컵가 열렸던 전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5G 시범망을 구축해 가상현실 생중계를 바탕으로 360도 VR,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를 지원했다. 

여세를 몰아 KT는 네트워크 기술과 ICT 역량을 토대로 GS리테일과 공동 투자를 진행해 3월 초 서울 신촌에 도심형 가상현실 테마파크 VRIGHT(브라이트)를 개관한다. 스페셜포스 등 다양한 게임의 가상현실을 지원하며 약 50종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직영점 및 가맹점 형태로 실감형 미디어 체험공간 사업을 2020년까지 200여 지점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 모델들이 실감형 미디어 테마파크인 브라이트에서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다. 출처=KT

일체형 HMD(Head Mounted Display)를 포함한 개인형 VR극장 서비스도 연내 출시한다. 브라이트와 일체형 HMD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연 매출액 1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 실감형 시장의 성장을 위한 청사진도 나왔다. KT는 2020년까지 국내 실감형 미디어 시장 규모를 약 2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중소 가상현실 게임방 사업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등 상생방안도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지난 2월 7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사람 중심 경제 이니셔티브’ 1차 토론회의 따르면 가상현실 게임방 하나를 차리기 위해서 행정안전부(공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플랫폼), 문화체육관광부(콘텐츠)의 심의를 각각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KT는 심의문제를 해결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중소 중소 사업주들과 적절한 가격에 공유해 실감형 미디어 시장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감형 미디어 업계의 발전을 위한 전용 펀드 조성도 나선다. 영상, 게임, 웹툰 등 다양한 장르의 실감형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국내 사업자 협업은 물론 유명 글로벌 콘텐츠 저작권을 확보함으로써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단말 제조사, 게임 등 콘텐츠 업체, IT기업 등이 참여하는 가상현실 얼라이언스를 연내에 출범할 예정이며 스카이라이프, KTH 등과 협업해 콘텐츠 플랫폼 기반 고도화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법규와 제약사항의 개선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에도 나선다.

KT의 행보는 5G 산업의 핵심동력인 가상현실, 증강현실 시장을 공격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프라인 거점을 가진 GS리테일과의 협력과 KT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가상현실의 사용자 경험을 생활밀착형으로 풀어내겠다는 뜻이다. 가상현실 자체 기술력보다 가상현실이 가진 특별한 결험을 5G 동력상승으로 끌고 간다는 논리다.

SK텔레콤도 5G와 실감형 미디어의 연결고리를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8을 통해 옥수수 소셜VR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아바타를 활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개인화 미디어 플랫폼을 가상현실에서 일종의 극정 사용자 경험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다. 양방향 인터랙션을 넘어 시청자들의 간극을 실감형 미디어로 풀어낸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편 KT의 실감형 미디어 생태계 조성, 테마파크 개관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국내 실감형 미디어 업계의 강자인 소셜네트워크도 비슷한 출사표를 던졌다. 소셜네트워크는 올해 서울 홍대 인근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모두 지원하는 테마파크를 열어 본격적인 실감형 미디어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소셜네트워크는 "KT 브라이트는 가상현실에 집중되어 있지만 우리는 가상은 물론 증강현실도 지원한다"면서 "확실한 사용자 경험으로 강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5G와 실감형 미디어로 이어지는 통신사들의 전쟁과 별개로 지식재산권 중심의 실감형 미디어 산업 추진에 나서는 강소기업의 약진도 눈여겨 볼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