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의 CNBC는 17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의 알로하, 피오나 인공지능 스피커 프로젝트가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7월 실물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499달러 가격이 매겨질 전망이며 페이스북은 소니와 유니버셜 뮤직 등 음원 관련 서비스 업체와 협력해 인공지능 스피커 핵심 중 하나인 음성 인터페이스 구축 준비까지 마쳤다. 문제는 인공지능 비서의 기술력이지만, 이는 실물이 공개되면 확인될 전망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제품 모두 15인치 디스플레이에 터치 스크린이 지원되는 점이다. 패널은 LG디스플레이, 제작은 페가톤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 페이스북의 알로하 인공지능 스피커가 시범구동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페이스북의 알로하, 피오나가 1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로 탑재되는 것은 음성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최근 ICT 업계 시도와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이다. 인공지능 알렉사를 담아낸 에코 스피커를 출시한 아마존은 지난해 7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에코쇼를 출시하며 ‘디스플레이+음성 인터페이스’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스마트홈의 허브가 어디인가’라는 질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트너십 여부에는 차이가 있지만, 주로 생활가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제조사들은 모바일과 가전을 하나로 묶어 동일한 인공지능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하드웨어 인프라가 없으면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다른 제조사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로드맵을 완성하는 분위기다. 전자에서 자체 인공지능 생태계를 강화하는 쪽이 삼성전자, 아마존이나 구글과 협력하는 곳이 LG전자다. 후자의 경우 구글과 아마존 등이 포함된다.

이들이 지목하는 스마트홈의 허브는 모두 다르지만, 모바일과 생활가전을 모두 확보한 제조사는 스마트폰을 주로 사물인터넷의 심장으로 지목하고 있다. 다만 소프트웨어 중심의 스마트홈 생태계를 키우는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제조사와의 협력을 전제로 인공지능 스피커에 한 발 더 다가서 있다. 국내의 네이버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스마트홈 전략을 추구하며 인공지능 스피커를 핵심전략으로 삼는다면, 당연히 음성 인터페이스가 중심이 된다. 비록 음성의 특성상 사생활 침해 등의 부작용이 발견되지만,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 인공지능의 즉각적인 연결성과 잘 어울리는 것은 사실이다. 음성 인터페이스의 콘텐츠로 음원 스트리밍 경쟁력이 가세하며 최근 ICT 업계에는 ‘인공지능=음성 인터페이스’라는 공식이 생겼다.

그러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아마존의 에코쇼, 터치 디스플레이가 지원되는 페이스북의 알로하와 피오나 등의 출현은 인공지능 인터페이스가 음성을 넘어 시각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음성도 하나의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며,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이 발전하며 서서히 시청각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확보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가 SK브로드밴드와 호환되고, KT의 기가지니 패밀리가 올레TV와 연동되는 것도 시청각 사용자 경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들은 IPTV의 인공지능 사용자 경험 확장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반면 아마존의 에코쇼는 아마존의 제약, 신선식품 배달, 헬스케어 시장 진출과 깊은 연결고리가 있다. 단순한 음성 인터페이스를 넘어 시각 인터페이스가 탑재된 에코쇼를 통해 이용자는 자신의 주치의와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신선식품 배달과 배송의 전 과정을 명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의 알로하와 피오나도 아마존 에코 시리즈처럼 소위 ‘가두리 생태계’를 강화하는 한편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소셜의 연결성을 시각 단계에서 명확하게 풀어낼 수 있다. 화상채팅 기능을 중심에 두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알로하의 개발에 페이스북의 하드웨어 연구소인 빌딩8과 가상현실 오큘러스 사업부까지 투입된 지점도 의미심장하다. 음성 인터페이스 중심에서 시청각 인터페이스로 넘어오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발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