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이윤택 전 연극연출가가 최근 불거진 성추문 논란에 대해 대해 19일 공식 사과했지만 성폭행은 부인했다.  이 전 연출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종로 30스튜디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행은 없었으며 모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가 지난 14일 SNS에 글을 올린 이후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김 대표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Me Too, 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는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10여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에 참여했는데, 이때 여관에서 이윤택에게서 안마를 요구받았고, 이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이 쟁점화하자 이 전 연출가가 맡고 있던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15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윤택 연출은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 전 연출가 본인이 아닌 극단의 이름으로 사과한 것이며, 김 대표 외에도 추가 성추행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논란은 가속됐다.

그럼에도 그는 이날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 사실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만약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여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연출가는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내 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연극협회는 이에 “이윤택 회원의 성폭력 사실을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정의하고, 정관에 의거 최고의 징계조치인 제명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전 연출가가 맡은 극단 연희단거리패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2018 서울연극제' 참가를 취소했다. 

한국여성연극협회는 “이윤택이 자신의 연극 집단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여성단원들의 꿈과 미래와 삶을 탈취했고, 한국 연극계의 명예를 실추하고 훼손했다”고 강력 비판하며 그의 사법 절차가 병행되기를 요구했다.

SNS에서는 이 전 연출가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여러 건 제기됐다. 이 전 연출가는 이에 대해 “SNS에 올라온 주장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면서 “이 문제는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 사실과 진실이 밝혀진다면 그 결과에 따라 처벌받겠다”고 말했다.

이 전 연출가는 부산일보 기자·서울예술전문대 극작과 교수를 거쳐 2007년부터 연희단거리패 대표를 맡았다. 2005년에는 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지냈으며 연극 관련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