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회사에서 우려하던 일이 조만간 터질 것 같습니다.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터질 것 같습니다. 여러 대응 준비를 하긴 했습니다만, 위기라는 것이 또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유용한 추가 조언이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종종 우리가 쓰는 말들 중 재미있는 것 하나가 ‘일이 터졌다’는 표현입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일’이 스스로 생겨나 알아서 터져버린다는 표현은 말이 안 되는 것이죠.

‘사람이 일을 터뜨린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사람’이라는 주체가 있어야 ‘일’이라는 객체가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여기에서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모든 위기는 ‘사람’에 의해 발생됩니다. 그리고 ‘사람’에 의해 확산됩니다. ‘사람’에 의해 관리되며 종결됩니다. 위기관리의 핵심을 곧 ‘사람’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질문에서 ‘일이 터질 것 같다’는 표현의 실제 의미는 ‘누군가 또는 어떤 사람(들)이 무언가 부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것 같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일단 그 표현에 주체와 객체가 빠져 있으니 상당한 정보가 빠져 있는 것입니다.

일단 해당 일(위기)이 발생하기까지 그와 관련해 위기를 터뜨릴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정리해야 하겠습니다. 이미 회사 측에서 누가 그 일(위기)을 터뜨릴 것인지 알고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위기가 가시화하는 데 일조하거나, 관련해서 현재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야 그 다음 준비 작업이 가능해집니다.

위기와 같이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어느 개인 단독의 실행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종의 원점 역할을 하는 개인 또는 단체가 존재하고, 그를 돕는 공모 또는 조력자들이 존재해야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기업 차원에서는 보다 폭넓은 통합적인 이해관계자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야 위기관리가 가능합니다. 일단 특정 개인과 그를 돕는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 차원의 지원이 있어서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에 대한 대응에서도 마찬가지로 통합적 이해관계자 시각을 가져야 합니다. 해당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면, 추가적으로 개입이 예상되는 이해관계자들은 누구일지 예측해야 합니다.

해당 위기에 영향을 받아 소비자들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쟁사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온라인 공중, 투자자, 계약 파트너, 직원과 가족들, 입사 예정자들, 각종 규제기관, 조사기관 등의 개입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추가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적 심각성이 더해져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런 상황적 심각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전적 위기관리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사전적으로 고강도의 조치를 취해 불필요한 이해관계자 추가 개입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개념입니다.

스스로 위기를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부분 남에 의해 ‘관리 당하는’ 지경이 벌어집니다. 스스로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까, 수사기관이 그 조사를 대신해 시비를 가려주는 경우 같은 것이죠. 위기 발생 이전과 직후, 그리고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사람’에 대한 시각에는 필히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은 절대 스스로 터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