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겨울문학여행 전시. 출처=국립한글박물관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립한글박물관은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평창동계올림픽 취지에 부응해 과거 올림픽 개최국이었던 10개 언어권, 13개국을 대표하는 겨울 문학을 모아 전시를 열었다. “겨울은 춥고 혹독하지만 다가올 봄날을 꿈꾸는 기다림의 계절이다”라고 말하며 국립한글박물관 김민지 학예연구사는 국내 최초로 문학을 통해 겨울을 조명한 전시라고 밝혔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과 예정국의 겨울 문학을 소개하는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을 1월 29일부터 3월 18일까지 연다.

▲ 나라별 특색에 맞게 구성한 전시공간. 출처=국립한글박물관

평창올림픽 기념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은 1924년 제1회 프랑스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2022년 열리는 제24회 중국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10개 언어권, 13개국을 대표하는 겨울 문학을 전시한다. 

특별 전시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문학 101편과 북미 문학 38편,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 문학 114편, 어린이 문학과 노래 201편으로 총 454편을 선보인다. 중국 당나라 유종원(773-의 시 ‘눈 내리는 강’, 한국 윤선도의 시 ‘어부사시사’, 19세기 대표 지성인 랠프 윌도 에머슨(1803-1882)의 시 ‘폭설(The Snow-storm)’,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이 쓴 설원을 배경으로 혁명과 연인들의 사랑을 그린 ‘닥터 지바고’ 등 가치가 높고 널리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겨울 문학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나라별 언어로 된 도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비교하면서 읽어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겨울과 관련한 시 53편을 우리말로 번역해 처음 소개한다.

전시 작품 중에는 중국, 독일, 스위스, 노르웨이, 캐나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7개국 대사관의 추천과 협조를 받은 문학 작품도 있다. 대사관에서 추천을 받은 문학 작품에는 눈 모양의 홀로그램 스티커를 붙여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전시했다.

한국의 겨울 문학으로 고전 시가부터 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시와 소설 67편, 어린이 동화 35편, 동요와 동시 30편 등 총 132편을 만날 수 있다. 백석(1912-1996)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김광균(1914-1933)의 ‘설야’ 한강(1970-)의 ‘내 여자의 열매’ 등을 만날 수 있고 초판본으로 김승옥(1941-)의 ‘서울, 1964년 겨울’, 김종길(1926-2017)의 시집 ‘성탄제’, 이청준(1939-2008)의 소설 ‘눈길’ 등을 볼 수 있다.

올림픽 개최도시인 평창의 작가,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이효석의 겨울 문학도 전시한다. 크리스마스트리와 겨울나기에 대한 단편 소설로 사람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은 ‘성수부’와 만주국 치하 하얼빈과 경성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이야기인 ‘벽공무한’을 전시하고 있다.

▲ 국립한글박물관은 '겨울 길을 떠나다'라는 주제로 전시 1부를 구성하고 있다. 출처=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전시회를 크게 2부로 구성했다. 1부 ‘겨울 길을 떠나다’는 첫 동계 올림픽 개최지인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를 거쳐 마지막 한국까지 겨울 길을 떠나는 여행 분위기를 연출하고, 나라별 문학의 특징에 맞추어 세부공간을 구성했다. 알프스산맥을 형상화한 곳과 빛과 조명으로 오로라를, 러시아의 얼음 왕국과 북미의 겨울 한기를 녹이는 따뜻한 집안, 자연과의 조화를 살린 동아시아의 공간으로 연출했다. 

▲ 동화와 3D 애니메이션, 동요로 구성한 아이들 공간. 출처=국립한글박물관

2부 ‘겨울의 만남’에선 세계 명작 동화와 한국의 아동 문학을 소개하고, 우리말의 느낌과 정감을 살린 노래와 노랫말이 전시된다. 2부에서는 보고, 듣고, 느끼는 동심의 세상을 체험할 수 있다.

전시의 이해를 도우려고 체험 영상들도 마련됐다. 2D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3D 애니메이션도 준비됐다.

평창 출신 작가 이효석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복합 문학 공연이 2월 28일 오후 7시에 박물관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다. 3월 7일에는 오후 3시 강당에서 어린이 동요 공연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이 열린다.

전시를 기획한 국립한글박물관 김희수 학예연구관은 “기존의 특별전과 다르게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꾸렸다”며 “휴일에 가족 관람객 단위가 많고, 좋은 반응을 보여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