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에서 스텔스 전투기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이 자국산 J-20을 실전배치함에 따라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스텔스 전투기는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산 합동공격기(JSF) F-35 스텔스 전투기를 올해부터 실전배치하고 있고 40대의 F-35를 도입할 예정인 한국도 올해부터 1회기를 인수한다. 미국은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해병의 비행단 전투기를 F-35로 완편하고 이를 탑재할 수 있는 와스프급 강습상륙함을 파견하는 등 스텔스 전투기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실전배치를 한 반면, 중국은 이제 배치에 나선데다 엔진 성능이 뒤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은 최소 10년은 앞서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실전배치는 동북아 전력균형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J-20.출처=SCMP

5세대라지만 5세대가 아닌 J-20 中 실전배치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지난 9일 자국산 차세대 전투기 J-20 스텔스 전투기를 실전배치한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J-20 실전배치 소식을 밝히면서 “중국의 주권과 안보, 영토 통일성을 수호할 성스런 임무를 더 잘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군은 짧은 발표문에서 “J-20이 전투부대에 취역했다”고 밝혔다.

J-20 은 지난 2016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그동안 실전배치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미 2017년 초 J-20이 실전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청두항공공사가 제작한 J-20은 2011년 처녀 비행을 해 2009년 생산에 들어갔다. 시제가 8대에 초도양산물량 20대가 생산됐다.

J-20은 조종사 1명이 탑승하는 단좌 전투기다. 엔진은 2개다. 길이 20.4m, 날개 너비 13.5m 높이 4.45m이며 자체 중량 19.4t, 무기와 연료를 완전히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36.3t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2100km다. PL-8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PL-12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최고속도 마하 5의 PL-21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LS-6 정밀 유도폭탄 등의 무기를 탑재한다.

그러나 중국군 내부 소식통은 J-20의 결함 때문에 전투기로 적합하려면 몇 년은 더 가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2일 중국이 임시방편의 엔진을 사용해 전투기 능력이 제한되고 기동력과 연료효율, 초음속 속도를 낼 때의 스텔스 성능 등에 영향을 준다고 보도했다. 이 엔진은 WS-15 엔진으로, 지상 시험중 폭발해 신뢰성이 낮다고 중국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이 엔진 신뢰성이 낮아 4세대 전투기인 J-10과 J-11용 엔진 타이항 WS-10의 개량형인 WS-10B 엔진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륙하는 F-22.출처=미공군

중국의 아킬레스건, 신뢰성 낮은 엔진

전투기 엔진 개발은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의 엔진 업체 프랫앤휘트니와 제너럴일렉트릭은 1980년대 F-22의 심장인 F-119엔진의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만 12년 이상을 보냈다. 시제품 개발 후  F-22에 탑재해 처녀비행을 한 이후 시험하는 데만 14년을 더 보냈을 만큼 엔진 개발은 힘들다. 무려 26년이 걸려서야 현재의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엔진이 탄생한 것이다.

또 F-35엔진 개발에도 십수 년이 걸렸다. 미국은 1990년대 F-35 개발에 들어갔으나 F119 엔진의 변형인 프랫앤휘트니 F135를 탑재한 첫 비행대가 실전배치한 것은 2016년이었다. F119는 4000시간의 수명을 자랑한다.

미국에 버금가는 전투기를 생산하는 러시아도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엔진 개발에는 애를 먹고 있다. 러시아도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 57의 첫 비행을 2010년 1월에 했지만 이 전투기용으로 개발된 이즈델리(Izdelie) 30 엔진을 탑재한 처녀비행은 지난 1월 이뤄졌다. 이 엔진은 수호이 57이 후연소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시속 2000km 이상으로 비행하는 수퍼크루즈 비행을 가능하게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아 내년이나 2020년에 가서야 수호이 57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역심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WS-15프로젝트를 1980년대에 시작했고 첫 시제품을 2004년에 내놓았고 지상 시험은 2015년 성공했다고 마카우의 군사 전문가 안토니 웡 둥은 전했다. 중국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엔진개발에 최소 1500위안(237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WS-15엔진은 F119만큼 정밀하지 못하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AVIC의 린 주오밍 전 회장은 지난해 관영매체 인터뷰에서 “WS-10엔진의 3세대 싱글 크리스털(단일결정) 터빈 블레이드는 섭씨 2000도의 열을 견길 수 있다”면서 “그 결과 엔진수명이 800시간에서 1500시간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수퍼크루징이 가능하려면 WS-15엔진의 싱글 크리스털 블레이드가 WS-10이 견딘 훨씬 더 높은 온도를 견뎌내야 한다.

전투기 제트엔진의 부품인 블레이드의 소재가 되는 단일결정 합금은 통상 니켈을 기반으로 하고 텅스텐과 코발트, 탄탈룸 등 최대 9개 금속을 섞고 특수한  주조기술이 필요하다.

웡은 “중국이 WS-15 시제품이 나온 이후 시험하는 데 11년이 걸렸다”면서 “추가 개발에 3~8년 이 걸리는 것은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J-20용으로 WS-10B엔진을 만든 것은 의미심장한 성취”라면서 “중국 항공기 엔진 기술 기초는 연구개발이 서방국에 비해 수십 년 늦게 시작한 만큼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캐나다에 있는 방산매체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국장은 “J-20이 엔진 성능을 개선하려면 최소한 8년은 더 걸려야 할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J-20은 F-22를 대적할 인민해방군 공군의 가장 최신 전투기”라고 평했다.

창 편집국장은 “중국은 WS-15 프로젝트가 완료될 때까지 J-20을 양산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렇더라도 J-20 조종사 훈련은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신 엔진이 없이는 J-20은 수퍼크루즈를 못하고 후연소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초음속을 낼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후연소기를 사용하면 탐지가 추적이 쉽다. 중국과 J-20은 수퍼크루즈 비행을 하는 적국 전투기에 비해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하고 초음속 비행을 선택하든가 음속 이하로 날면서 더 짧은 미사일 사거리를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스텔스 전투기 경쟁은 토끼와 거북이 경주

미국은 스텔스 전투기인 F-22랩터를 무려 22년 전인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해 195대를 실전배치하고 시리아 등 실전에서 그 능력을 검증했다.

고가의 고성능 F-22를 수출하라는 동맹국 요구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가의 수출형 F-35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F-22는 대형 기체를 자랑한다. 길이 18.92m, 너비 13.56m, 높이 5.08m다. 자체 중량 19.7t, 무장 탑재 중량 29.4t, 최대 이륙중량 38t이다. 강력한 두 개의 엔진 덕분에 속도는 마하 2.25(시속 2410km)를 자랑한다. 후연소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마하 1.82로 비행하는 수퍼크루즈가 비행이 가능한 전투기다. 외부 연료 두 개를 달면 2960km까지 비행할 수 있다.

무장 탑재량도 탁월하다. 공대공 임무에 나설 때는 AIM-120 중거리 미사일 암람 6발, AIM-9 사이드와인더 단거리 미사일 2방르 장착한다. 공대지 임무에 나설 때는 450kg 폭탄 2발 혹은 110kg 소구경탄(SDB) 8발과 암람 2발, 사이더와인더 2발을 탑재한다.

F-35는 2006년 12월15일 처녀비행을 하고 10년 뒤에야 미공군은 2016년 8월2일 전투 임무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F-35 라이트닝 2는 1월 현재까지 모두 265대 이상이 생산됐다. F-35는 활주로를 이륙하는 재래식 전투기에 스텔스 성능을 추가한 F-35A형, 항공모함 이착륙형인 F-35C형, 단거리 수직익착륙형인 F-35B형이 개발되고 있다.

▲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35C. 출처=미해군

ABC형에 따라 크기와 스펙이 다르다. 재래식 전투기와 같은 C형을 기준으로 하면 길이 15.5m, 날개 너비 13.1m, 높이 4.33m다. 자체 중량 15.17, 내부연료 탑재량은 8.9t이다. 최대 이륙중량 31.8t이다. 엔진은 하나여서 최대 속도는 마하 1.6(시속 1930km). 항속거리는 2220km이고 내부연료만 사용한 작전 반경은 1185km다.

무장은 다양하다. 공대공 임무에는 암람, 사이드와인더, 미티어 등을, 공대지 임무에는 AGM-158 재즘, 브림스톤 미사일, JGAM, MK-84 등 자유 낙하 폭탄을 탑재한다.

F-35의 장점은 AN.APG-81 AESA 레이더를 탑재하고 BAE 시스템의 전자전 장비, 노드롭 그루먼의 링크 16 데이터링크 등을 탑재해 최전방에서 정보를 수집해 후방의 항공기와 함정 등에 전달 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히다.

F-35는 미국의 동맹국이 계속 도입하고 있어 생산단가는 하락하고 있다. 태평양 국가 가운데서는 호주가 70대를 주문했는데 2대를 인수했다. 일본은 42대를 주문했고 지난해 11월부터 5대를 인수했다. 한국은 40대를 주문했는데 추가로 20대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3개국만 합쳐도 확정된 물량이 150대다. 여기에 미해병대대는 단거리 이착륙이 가능한 F-35B형 16대를 애리조나주 유마 기지에서 일본 이와쿠니 기지에 배치해 놓고 있다. 여기에 미국 공군은 12대의 F-35A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 일본 자위대용 F-35 1호기. 출처=일본 방위성

미국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계속 F-35를 도입하고 있어 미국과 동맹국과 중국간의 전력격차는 중국이 스텔스기 심장인 엔진을 완벽하게 개발하지 않는 한 앞으로 10년 정도는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F-35에 대적하기 위해 J-20의 수출형인 J-31을 개발하고 있지만 전력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