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연초 랠리를 이어가며 승승장구 하던 국내 증시가 2월 들어서는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4일간 지속되는 설 연휴 이후 증시가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6.64포인트(1.11%) 오른 2421.83에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장중 2607.1까지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지난주 미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이후 지난 12일부터는 소폭 반등에 성공하면서 2400선을 회복했지만 아직까지 큰 움직임을 보이진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증시는 휴장 기간이 있는 명절 이후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추석 연휴 다음날인 10월 10일에도 코스피는 1.90% 급등했는데 이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한국의 추석 연휴 기간 중 상승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설 연휴기간에는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음날인 1월 31일 0.77% 하락했다.

이번 설 연휴에도 글로벌 증시 움직임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06.88포인트(1.23%) 오른 2만5200.37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57포인트(1.21%) 상승한 2731.20, 나스닥 지수도 112.81포인트(1.58%) 오른 7256.43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 등 경제지표가 대체로 호조를 나타냈고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의 보유주식수를 늘렸다는 뉴스에 시가총액 1위 애플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매파 성향의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완화 시킬 수 있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증시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완연한 데다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의 촉매로 작용했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이날 장중 2.940%까지 치솟았다. 변동성 지수(VIX)도 여전히 높다.

설 연휴기간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1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 증시 옵션 만기가 있다. 지난 8일 국내 증시 옵션 만기 당시 코스피 시장에서 2000억원가량의 매물을 출회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알고리즘 매매에 의한 매물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는 22일로 예정된 FOMC 의사록 공개와 새롭게 취임한 제롬 파월 연준 총재의 행보도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28일부터 이틀간 미국 상·하원에 출석해 통화정책 보고를 하고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계획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 관심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한국 증시는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나, 상승폭을 확대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한국 증시는 상승 출발 후 설 연휴기간 나올 이슈들에 대한 분석에 따라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