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식 스위스 메이드 워치. 출처=오메가

[이코노믹리뷰=강기산 기자] 주춤했던 스위스 럭셔리 시계 산업이 2017년 반등에 성공했다. 스위스 시계 산업연맹이 발표한 2017 스위스 시계 수출량은 2016년 대비 2.7% 증가한 192억 2000만 스위스프랑 한화로 약 22조 2200억원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2017년 상승 원동력이 하반기에 몰려있다는 점과 극동 아시아 지역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상반기까지 수출 증가량은 약 0.3%에 불과했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며 극동 지역의 판매가 가파르게 상승(4.3%)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스위스 시계 산업연맹은 “2017년 성장 동력은 단연 아시아시장이었다”라며 “아시아 지역은 수출 판매 금액의 절반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 하락세를 거듭하다 반등에 성공한 대 중국 스위스 시계 수출량. 자료=스위스 시계 산업연맹

아시아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의 존재감이 남달랐다. 몇 년 사이 부정부패 척결 기조가 이어지며 중국 시장 내 럭셔리 부문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2017년 이러한 분위기가 주춤해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덕분에 스위스 시계 산업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 대중국 수출량이 2016년 대비 18.8% 증가한 15억 4000만 스위스 프랑(약 1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 소폭 반등한 대 홍콩 스위스 시계 수출량. 자료=스위스 시계 산업연맹

홍콩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정치적 갈등과 홍콩 달러의 강세 등에 의해 럭셔리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결과 스위스 시계 역시 판매 부진과 재고 급증 등의 문제에 직면하며 시원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회복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안정되면서 6%의 수출량이 늘어난 25억 4000만 스위스 프랑(약 27억 3000만원)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중국과 홍콩의 상승세가 2018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와 홍콩 외에도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싱가포르 8.5%, 한국 5.6%, 태국 5.4% 등도 수출량이 증가해 지난 몇 년간의 암흑기에서 스위스 시계 산업이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시장에서 역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가 약세를 띄며 시계 구매자들이 몰린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영국에 시계를 사러 관광을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국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덕분에 스위스는 영국시장에 2017년 7% 증가한 12억 9000만 스위스프랑(약 1조 4900억원)의 수출량을 기록했다.

▲ 2014년 이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대 미국 스위스 시계 수출량. 자료=스위스 시계 산업연맹

반면 극동 아시아 지역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한 곳 역시 존재한다. 대표적인 지역이 미국 시장이다. 스위스 시계 산업에 있어 미국 시장은 아시아 시장 못지않게 중요한 곳이지만 2014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7년 역시 4.4% 감소한 205억 스위스프랑(약 23조 69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2011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미국 시장의 이러한 부진을 두고 스위스 시계 산업연맹은 “높은 경제 수준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판매 채널만이 존재해 수출량의 회복 속도가 느리다”라며 “또한 스마트 워치와 빈티지 워치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라고 평가했다.

▶ 지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계 집결지 [타임피스 아시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