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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 조작이 美 증시 불안 촉발?금융산업 규제당국,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VIX) 지수 조작 여부 조사 착수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02.14  16:07:35
   
▲ 출처= Cryptofam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규제 당국이, 주식 시장이 폭 넓게 예의 주시하는 '공포 지수'와 관련된 가격이 조작 됐는지 조사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IX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CBOE Volatility Index)는 S&P 500 옵션 가격에서 파생된다. 금융산업 규제당국(FINRA, 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은 트레이더들이 VIX 선물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S&P 500 옵션에 베팅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FINRA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감독을 받는 월가 자율규제기관으로 증권사나 거래소를 감시한다.

2월 미 증시의 폭락이 채권 수익률 상승, 주요 국가들의 긴축 정책, 주가 거품 우려 등이 아닌 조작으로 판명될 경우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VIX지수는 선물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지수로, 이 지수의 급등은 시장 폭락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공포지수’로 불린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옵션가격에서 도출되며, 지수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앞으로 한 달 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FINRA는 월가 트레이더들이 VIX 가격을 급등시킬 목적으로 S&P500 옵션 가격을 조작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제보자의 편지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지난 12일 로펌을 통해 SEC에 “누군가 VIX지수를 조작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지는 않았지만 불규칙한 거래패턴이 시장에서 관찰됐다”며 조작 증거를 찾아낼 것을 촉구했다. 작전 세력이 S&P 500 옵션을 거래할 때 비정상적으로 허수 호가를 올려 VIX지수를 요동치게 만들었고,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파생상품까지 급등락하면서 뉴욕 증시에 후폭풍이 불어 닥쳤다는 것이다. 그는 이 편지에서 이 조작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매월 수 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2일까지만 해도 20을 밑돌던 VIX지수는 5일 전 거래일 대비 115.60% 급등하며 37.32포인트까지 치솟았다. 2015년 8월 25일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같은 날 다우지수는 4.6% 폭락했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가 지수 조작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VIX지수에 대한 신뢰도는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지난해 텍사스 대학은 일부 트레이더들이 선물 가격을 조작하기 위해 S&P500 옵션 거래를 악용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WSJ는 “조작의 증거가 나오면 수 십년간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던 VIX지수의 오점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마틴 울프 파인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는 14일, 지난 주 시장이 보여준 변동성이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만 어느 정도의 변동성, 즉 약간의 공포는 시장에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지나친 낙관론은 과도한 위험감수, 자산버블, 금융위기의 전조인 만큼 지난주 같은 시장의 출렁거림이 필요했다"고 진단했다. 갑작스러운 변동성 고조가 단기적으로 불안감을 줄 수 있지만 모처럼 되살아난 변동성이 시장의 '자기안주'를 막아 더 큰 위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상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가 저금리와 저조한 인플레이션 기대와 맞물려 매우 낮은 수준인 만큼 훨씬 더 올라도 이상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늘어난 부채가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높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세계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은 318%로 2007년 말 280%에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각국 정부의 부채 비율은 58%에서 87%로 상승했고 비금융 기업의 부채비율은 77%에서 92%로 높아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금융권 부채비율이 87%에서 80%로 낮아진 것이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13일 취임식 연설에서 “연준은 금융안정에 대한 모든 리스크에 경계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의회가 부여한 연준의 목표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면서 “연준은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금융기관을 규제·감독하는 막중한 책임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은 파월 의장이 '금융 안정성'을 거듭 강조한 것에 주목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각종 금융규제 필요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및 통화 정책에 대해 “경기 회복 확대와 지속적인 목표 추구를 위해 금리 정책과 대차대조표(보유자산 축소)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단기적 정치적 압력에 대한 우려 없이 금리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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