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대우건설이 연이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매각 발표 일주일도 안돼 호반건설의 인수포기를 비롯해 7000억 원 해외손실관련 일부 언론의 보도까지 겹치면서 주가 역시 바닥을 치고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주가는 지난 12일 저가는 4875원, 고가는 4970원으로 마감을 했다. 전일종가는 4900원으로 2004년 이후 14년 만에 4000원대로 하락했다.

며칠 전까지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함과 동시에 모로코 사피 현장에서 3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언론에서 해당 현장의 7000억 원 추가손실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주가는 급격하게 하락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모로코 사피 현장 손실과 언론사 해외 추가손실 우려 등으로 주가가 많이 빠진 상태”라며 “건설사 주장대로 해외 추가손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까지는 2-3개월 두고 봐야하기 때문에 당장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및 기관들이 여전히 매도세를 보이고 있어서 수급상황은 좋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측에서는 지난 12일 오후 3시 공식 보도 자료를 배포하며 7000억 원 해외손실 우려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예상 미수금 7000억 원이라는 보도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비전문가들이 당사의 예상손실 규모를 부풀려 언론에 제보하는 등의 무책임한 행태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논란의 발단이 된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포기 사건 자체가 산업은행이 졸속으로 매각을 진행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당시 호반건설이 해외사업 경험이 전무 해 위기관리 능력 등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의 인수포기 이후 대우건설 매각진행 과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해외손실 7000억 원이란 루머가 퍼지며 주가 하락과 함께 대우건설 내부에서 구조조정이란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현재 조치가 취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우건설 일부 주주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대우건설 수사를 요청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내부에서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이러다 헐값에 매각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사실상 대우건설의 경영책임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이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12일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13일 종가 기준 4925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000원 대 진입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