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은 전세계 어디든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현관 문 앞까지 갖다 주려고 한다. 그러나 이 전자 상거래 거인의 세계 제국 추구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출처= Supply Chain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아마존은 자체 운송 사업을 키워 UPS나 FedEx 같은 물류 거인들과 경쟁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아마존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운송 서비스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운송’(Shipping with Amazon)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물건만 취급하는 독립 법인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점차 다른 도시로, 그리고 장차 자체 회사 물건뿐 아니라 외부 사업으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온라인 소매 거인이 미국의 물류 거인들의 수준에 이르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아마존이 전국 규모로 다른 소매 업체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운송하려면 수백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한다. 또한 수천 대의 트럭, 수백 대의 비행기가 필요하며 하루 수 백만 개의 물건들을 처리할 수 천 개의 물품분류센터를 건설해야 한다.

공급체인 컨설팅 업체인 MWPVL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40대의 비행기를 임대했고, 주문처리센터, 분류센터 및 운송 거점 등 미국에 약 300개의 창고를 보유하고있다. 아직은 대부분 그런 자산을 직접 소유하기 보다는 계약 및 임대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 또한 제한 요인이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월프 리서치(Wolfe Research)의 스캇 그룹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자체 운송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 더욱이 현재의 물량도 자체로 해결하지 못해 제3자 물류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UPS나 FedEx와 경쟁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 UPS나 FedEx와의 경쟁은 고사하고 자체 소화물도 모두 취급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UPS나 FedEx 같은 물류 거인들은 적어도 그 규모에 있어 시장을 선점하며 아마존을 압도한다. UPS는 포드 자동차가 모델 T를 선 보이기도 전인 한 세기 전에 운송 사업을 시작했다. FedEx도 운송 사업에 뛰어든 지 40년이 넘었다.

FedEx는 약 650대의 항공기와 15만대의 트럭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40만 명의 직원과 4800개의 운영 시설을 갖추고 하루 1200만 건의 출하를 처리한다. UPS의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전 세계적으로 22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하루 2000만 개 이상의 물품을 처리한다. 500대가 넘는 자체 소유 또는 임대 항공기와 10만 대가 넘는 운송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 UPS나 FedEx와의 경쟁은 고사하고 자체 소화물도 모두 취급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출처= Amazon Inside

MWPVL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해에 미국 내에서 약 12억 개의 물량을 창출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미국 우정국, UPS 그리고 FedEx를 통해 전달됐다.

노스캐롤라이나 히코리(Hickory)의 물류 회사 ‘트랜스포테이션 인사이트’(Transportation Insight)의 폴 톰슨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이 산업은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큽니다. 만일 아마존이 이 업계에 진출한다고 해서 FedEx나 UPS가 두려워한다면 그게 더 큰 충격일 것입니다.”

월프 리서치의 스캇 그룹 애널리스트도 “아마존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물량을 빼 간다 하더라도, UPS나 FedEx의 입장에서 문 앞까지 상품을 전달하는 사업(last-mile business)은 수익률이 매우 낮은 부문이어서 이런 부문을 잃는 것은 나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이 시장에 진출한다면 UPS와 FedEx는 모두 보다 적극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입니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상품의 대부분을 이 두 회사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MWPVL 인터내셔널의 마크 월프랏 사장은 몇 가지 패키지를 선택하면 아마존에 추가 매출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존 운송’ 옵션을 선택하면, 회사는 이미 물류 인프라가 있는 도심 지역으로의 화물 운송에 비어 있는 상태로 돌아 오는 트럭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 화물 운전자가 그 날의 배송을 모두 마친 후 빈 차로 독립 법인인 '아마존 운송’ 창고에 들려 다시 상품을 채워가면, 이 물건들이 지역분류센터로 보내져 다른 시장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트럭이 (예를 들면) 30개의 물건을 싣고 트럭이 처음 출발했던 운송 거점으로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그 물건들이 여전히 아마존의 생태계 안에 있는 것이지요."

아마존의 운송 사업의 경쟁에 더 깊이 뛰어든다면, 이 부문의 기존 사업자들, 지역 사업자들, 스타트업들도 물건을 집 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