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최근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미국 뉴욕증시의 폭락으로 국내 증시가 조정세를 겪었지만 개인투자자만은 ‘나홀로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개인은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으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9.39포인트(1.24%) 오른 2393.16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한주간 코스피는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 소식에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날 다시 반등했다.

코스피의 회복세는 개인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 개인은 118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521억원, 기관은 591억원 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개인이 매수한 주식은 총 4조1001억원 어치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 뉴욕증시의 폭락 소식에 외국인은 2조6749억원, 기관은 1조631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9거래일간 각각 1조3204억원, 240억원 어치를 매도하는 동안 개인만 나홀로 1조3181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지수의 낙폭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다.

실제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도 지난해 말부터 증가세에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사상 최대치인 2508만개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객 예탁금 역시 지난 1월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개인의 매수 우위는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대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비중은 10월까지 50%~60%선을 유지했지만 11월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67.5%까지 뛰었다. 코스닥만 보면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비중은 87.1%로 더욱 늘어난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는 코스닥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게 1인당 투자금액의 3000만원 까지 10%(3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세제혜택 신주 투자요건을 50%에서 15%로 낮추면서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중소·중견기업의 신주와 구주에 35% 투자를 허용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소식도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을 이끌었다. 현재 230만원대의 삼성전자 주식이 50대 1로 액면분할 할 경우 4만6000원대로 싸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게 된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는 매력적인 회사임에도 주가가 워낙 고가여서 그동안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일단 개인들의 거래 참여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던 가상통화 거래시장이 최근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소 해소된 데다 지난 5일 첫 선을 보인 KRX300 등 정책 호재의 영향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확장 국면과 견조한 기업 실적 등으로 증시가 다시 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다만 금리인상 압력으로 인한 변동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증시의 출렁임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변동성 지수(VKOSPI)와 상관관계가 높아 동반 상승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서승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은 단기로 추가확대보다는 안정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중장기로는 점진적이면서 주기적인 확대추이를 피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가고 있다”며 “향후 주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종목의 주가변동성과 실적변동성이 낮은 종목군의 비중을 높여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이 점차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