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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불법의 온상? 페이스북에 영화 <1987>이 떴다페이지 개설 후 용도변경..."방법이 없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변경해 상업용 콘텐츠의 비중을 낮추고 가족이나 친지의 콘텐츠 노출빈도를 올리는 한편 언론사 콘텐츠의 노출도를 설문조사로 결정하는 등의 파격적인 변신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가짜뉴스 등을 걸러내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콘텐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자구책이라는 평가지만, 건전한 생태계를 추구하기전 불법 콘텐츠의 범람을 막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 중 '영화'와 관련된 불법 콘텐츠 유통 페이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영화라는 검색어만 입력해도 불법 콘텐츠 유통 페이지가 나타나며 최신영화를 버젓이 올려두고 있다. 아직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 <1987>을 비롯해 <범죄도시>, <살인자의 기업법>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영화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영화 <1987>은 아직 IPTV에서 예약판매 중이고 영화 <범죄도시> 등은 현재 극장상영이 끝났으나 IPTV 등에서 약 5000원 수준의 요금으로 VOD 서비스되고 있다.

   
▲ 페이스북 페이지에 극장상영중인 영화 <1987>이 유통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더 놀라운 것은 불법 콘텐츠 페이지 관리자가 이들 영화를 올려둔 후 공개 이벤트까지 여는 대목이다. 마치 공식적인 콘텐츠 제작자와 비슷하다. 그 누구보다 영화 콘텐츠 사업을 망치는 주범이면서, 구독자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홍보하거나 공유할 경우 영화 관람표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이는 장면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와 같다.

구독자를 늘린 SNS 페이지는 거액을 받고 팔리는 경우가 많다. 한 때 불법 콘텐츠 유통 페이지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익명의 관계자는 "불법으로 탈취한 콘텐츠를 SNS에 올려 구독자나 좋아요를 모은 후, 거액을 받고 제3자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에는 사회적 분위기도 심각해졌고 콘텐츠를 탈취하는 방법도 까다롭다고 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영화 등으로 페이지 트래픽을 올린 후 전혀 다른 아이템을 가진 제3자에게 돈을 받아 페이지를 넘긴다는 뜻이다.

트래픽이 높은 블로그나 카페를 제3자에게 판매해 상업용으로 바꾸는 일은 예전에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 1020 세대를 중심으로 SNS가 대세로 부각되며 SNS 계정을 판매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패턴에 불법 콘텐츠 유통을 더하며 저작권 전반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불법 콘텐츠 유통은 영화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다른 사이트에 영상을 올려 이를 페이스북 페이지로 끌고와 이용자들의 '좋아요'나 '구독'을 노리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1인 크리에이터의 독자적인 콘텐츠를 허락받지 않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옮겨오는 일도 있다. 게임과 영화 유튜버인 '하늘담'은 최근 이런 행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공론화시키기도 했다. 웹툰과 웹소설의 불법 유통도 건전한 생태계 성장을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로 꼽히는 중이다.

최근 유럽연합은 불법 콘텐츠 유통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NS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유럽의회가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줄리언 킹 유럽연합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9일 "온라인 불법 콘텐츠가 많은 공격을 촉발했다"면서 "자발적인 조치를 최우선으로 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이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러공격의 원인 중 하나인 가짜뉴스를 정조준한 발언이지만 업계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는 불법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당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불법 콘텐츠를 강제로 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저작권자나 그 권리를 위탁받은 기관이 신고하지 않으면 콘텐츠 삭제를 요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15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지를 통해 SNS 불법 콘텐츠 삭제 검토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다.

페이스북 코리아도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4월 불법 콘텐츠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나 이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적발, 삭제에 나서기는 법적인 요건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텍스트와 이미지 판권을 관장하는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 김학희 부장은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 불법 유출 현황은 약간의 온도차이가 있다”면서 “모바일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는 콘텐츠는 주로 영상에 집중되어 있으며, 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텍스트와 이미지는 그나마 불법성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그러나 “큰 그림으로 보면 SNS나 기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법 콘텐츠 유통은 점점 심해지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영화나 드라마같은 영상 콘텐츠 불법 유통이 심해지고 있어 이와 관련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2.12  16: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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