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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의 중년톡 `뒤돌아보는 시선`] “설 맞을 준비를 하게됩니다”
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2.12  14:02:10

올해 설부터 명절을 서울에서 맞게 됩니다.

이제까지는 고향도 갈 겸해서 시골 부모님 댁에서 맞았습니다.

그러다 부모님이 연로하신 이유도 있고, 매번 명절에 함께 한 사촌 형제 가족들도

이중으로 명절을 치루게 하는 일에서 해방도 되게 할 겸, 바꾸게 되었습니다.

십여년 전부터 명절 추도 예배의 사회를 내가 보아왔으니

장소만 바뀌고, 부모님이 역귀성 하는 것만 달라진 것인데도

마음속에 묘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한 단계가 건너오니 생기는 책임감 때문일까요?

만약 부모님이 떠나고, 내 대가 지나도

아이들이 우리처럼 명절을 엄중히 생각할까하는 감상적인 생각도 듭니다.

결국 내가 자식에게 이 믿음의 유산, 정신적 전통을 얼마나 잘 물려주냐에 달렸겠지요.

 

이번 명절에는 두 가지를 꼭 해보려합니다.하나는 명절 모임을 재미있게 하고 싶습니다.

어릴 때 할아버지가 집례하는 유교식 제사를 많이 봐왔습니다.

시골집이라 그랬는지 왜 그리 추웠던지요.

문 열어놓고 죽 늘어서서 따라했던 기억만 납니다.

그러다가 고교 때부터 갖게 된 기독교식 추도 예배.

예배드리고, 조상님들에 대해 사진을 둘러보고,

조상님들의 행적을 얘기 들어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엄숙했었습니다.

내가 사회를 보고 나서는 재미있게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간단한 예배후에 주로 어린 조카들이나 반항기 있는 사춘기 자녀들의

목소리를 들었고,꼬마들의 재롱잔치도 벌이곤 했지요.

그러곤 어른들의 덕담 한 말씀씩을 들었습니다.

짧고,재미있고,모두 참여하게 하는게 진행의 원칙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모임부터는 어린 조카들이 안오고,

평균 연령이 64세인 모임이 되는데 어떻게 재미있게 할지 걱정이 됩니다.

어릴 때 명절 즈음해 시골서 막걸리 받아오라고 했을 때,

그걸 마셔 처음 음주를 했으며, 같이 따라갔던 강아지에게도 마시게 해서

둘이 맴맴했던 고백부터 털어놓으며 시작할까요?

또 하나는 명절 기간에 앞으로 보기 어려운 분을

아이 앞장세워 찾아가는 것입니다.

제게 당고모가 한분 계신데 육이오때 유복자를 낳고, 평생 혼자 사신 분입니다.

할머니 묘역에 묘비를 세우던 날, 가기에 쓰인 생몰연대를 보시고는

웬 비석에 핸드폰 번호를 적었냐고 말해서 모두를 쓰러트린 분입니다.

평생 이루말 할 수 없이 신산한 삶을 살았던 분이지만,

그렇게 목소리 크게, 웃어가며 사셨던 분인데, 지금 요양원에 누워계십니다.

이렇게 더 늦기전에 그런 자리에 가려합니다.

그게 명절 습관을 물려주는 것만큼 중요한 유산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거지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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