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 큐캐피탈 파트너스를 인수자로 하는 블루버드 CC의 회생계획안이 부결되고, 일부 회원 채권자가 회생법원을 상대로 법관 기피신청을 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파산법조계에 따르면 회생절차 중인 블루버드 CC(경기관광개발)의 회원 채권자 일부가 서울회생법원 재판부를 상대로 법관 기피신청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절차를 지연시킬 목적이 있다"며 신청을 즉각 기각했다.

기각결정이 있고 난 뒤 채권자 일부는 대법원에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특별항고는 해당 법률에 항고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을 경우 대법원에 바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민사소송법상 불복절차다.

블루버드 CC는 회생절차에서 제3자 관리인이 제출한 M&A 회생계획안, 회원 채권자들이 제출한 회원지주제 회생계획안등 총 세 건의 회생계획안이 제출됐다. 회원지주제 회생계획안은 회원 채권자인 하 모, 최 모씨 측이 제출했다.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하씨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하씨 측 회생계획안이 약 187억원이 자금 부족이 생겨 투자확약서가 제출되어야 이행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하씨 측은 이에 200억원의 투자확약서(LOC, Letter of Commitment)을 받아 제출했으나 조사위원은 관계인 집회예정일 이틀 전날에 "기존 추정 자금 부족액을 번복해 새로운 추정으로 49억원의 추가 자금 부족이 생긴다"는 이유로 이행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하씨 측은 다시 50억원을 증액한 250억원의 투자확약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관계인 집회 날인 지난달 31일에 하씨 측 회생계획안을 배제한다고 결정했다. 

M&A 회생계획안 Vs 회원지주제 회생계획안

블루버드CC의 채무는 약 3200억원으로, 담보채무 없이 모두 회원권 채무로 알려져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조사결과, 블루버드CC는 대중제로 전환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약 779억원으로 파산할 때 가치(청산가치)인 493억원을 초과한다. 회사가 회원제를 유지할 경우 계속기업가치는 123억원으로 청산가치를 초과하지 못한다.

관리인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법원이 공개매각절차를 거쳐 인수자로 확정한 큐캐피탈의 1400억원의 M&A 대금으로 회원권 채무의 약 40%(약 1200억원)를 일시에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60%에 해당하는 채무는 출자전환 후 회생절차를 졸업한다는 것이다. 

반면 하씨측 회생계획안은 채무의 21%는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79%의 채무는 회원 채권자들에게 주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현금 변제할 금액은 2017년부터 2026년까지 10년동안 매년 균등하게 나눠 갚고, 매년 변제되는 금액의 100%는 현금 대신 골프장 이용권을 지급하되, 골프장 이용권의 특칙에 따라 미사용 골프장 이용권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채무의 81%가 주식으로 출자전환되는 만큼 회원 채권자들이 주주가 되어 골프장을 전문 경영인에게 위탁경영 시킨다는 구상도 계획에 넣었다.

하씨 측은 10년 동안 대중제 운영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부족한 자금은 DIP 파이낸싱의 일환으로 투자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회원 측 "재판부와 관리인 편향" Vs 관리인 "회원 지주제 계획안, 실현 가능성 없어''

하씨는 블루버드CC 관리인이 회원권 채권자들에게 M&A 회생계획만을 통보하고 법원이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씨는 “관리인이 회생계획안을 의결하는 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회원지주제의 회생계획안은 빼고 M&A 회생계획안만을 회원 채권자들에게 알렸다”며 “회원 채권자들은 관계인 집회에서 회원지주제 회생계획안에 대해 전혀 모른 채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씨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관계인 집회를 앞두고 법원에 회원지주제 회생계획안을 회원채권자들에게 통보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성우기 제3자 관리인은 “M&A회생계획만을 통지한 것은 이미 재판부가 하씨측 회생계획안이 이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관리인의 독단적인 판단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이미 지난해 12월 18일 조사위원의 보고서를 근거로 하씨 측 회생계획안이 이행 가능성이 없어 배제했다는 것이 성우기 관리인의 설명이다.

그러나 관리인이 제출한 M&A 회생계획안은 지난 1월 31일 관계인 집회에서 회원 채권자들의 동의를 62%를 얻어 통과되지 못했다. 

M&A 회생계획안을 지지하는 블루버드 CC의 한 관계자는 “하씨의 회생계획안은 현금 변제율에 있어서 M&A 회생계획안과 차이가 많이 나고 자금조달 재원으로 제시한 투자확약서는 실제로 투자금이 지급될 것인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씨 측 회원지주제 회생계획안은 졸업 후 출자전환 주식을 50대1로 병합하고 필요에 따라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제3자 유상증자를 할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줄어든 자본금은 47억원정도 되는데 누구나 약 50억원정도의 자금이면 경영권이 한 사람에 집중되는 지배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 M&A 회생계힉안이 부결된 블루버드 CC. 출처=블루버드 홈페이지 갈무리

하씨는 특별항고장에서 재판부를 향해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 집회는 1월 31일 예정됐는데 법원은 하루 전날에 자금이 부족하다는 조사보고서에 근거해 기습적으로 회생계획안이 배제됐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자금 부족에 대해 투자확약서를 보충해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채권자에게 보완, 검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리인 측의 M&A 회생계획안이 부결된 블부버드 CC의 다음 관계인 집회는 오는 2월 21일이다. 이날도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 블루버드CC의 회생절차는 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