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금리인상 우려에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증시 조정이 불안심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경기 확장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실적 등 펀더멘털이 여전히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심리에서 기반한 조정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증시의 급락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어느정도 수준의 증시의 조정은 이미 예견돼 왔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융사인 JP모건도 이번 증시 조정이 미뤄졌던 일이고 주식을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도 비슷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발 충격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며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근본적인 펀더멘털 악화, 다시 말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아닌, 과도하게 낮아졌던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정 수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인 충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증시 조정, 단기에 끝날 가능성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증시 조정세가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심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위해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스탠다드푸어스(S&P) 500 기준 공개된 기업들 중 83%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있는 등 여전히 실적 모멘텀이 견고하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증시조정을 2010년 5월에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사태와 비교하며 경기여건과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할 때는 시장 조정이 단기에 끝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2010년 5월 다우지수는 그리스가 이전에 발표 했던 것 이상의 국가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뉴스 보도로 단 36분 만에 998.5포인트(9%) 하락했다는 사태를 경험했다”며 “그러나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했고 11월에는 직전고점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할 때에는 시장의 조정이 단기에 끝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닥 지수는 지난 8일 뉴욕증시가 반등기미를 보이자 장중 4% 이상 급등면서 사이드카까지 발동되기도 했다.

“오히려 이번이 매수기회 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조정장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는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기확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기업 실적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근 하락분에 대한 만회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의 불안심리가 해소되는 시점은 오는 21일 예정되어 있는 미국 1월 FOMC 의사록 공개로 예상된다. 의사록을 통해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될 시 시장이 안정을 다시 되찾 수 있을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조정기는 한국 증시에 기회다. 상대적 저평가 매력에 다른 통화보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 변동성이 작을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한다”며 “경기 지표가 좋은 국면에서 일시적 흔들림이기 때문에 코스피 2500포인트 이하에서는 매수 대응이 유일한 전술”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금리인상이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금리의 상승은 오히려 주식시장의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예가 많다. 1990년 이후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하락을 촉발시켰던 요인은 장기금리 상승이 아닌 ‘현금흐름의 악화’였다”며 “기업 현금흐름의 악화 라는 분명한 지표가 확인되지 전까지 ‘제4차 산업혁명이 견인하는 혁신기업들의 기업가치 상승’이라는 게임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