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미국에서 시작된 ‘증시 불안’이 아시아증시를 뒤덮고 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요 지수가 금리인상 우려로 다시 한 번 주저앉으면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 기준으로 전거래일 대비 55.66(2.10%) 하락한 2356.96에 거래되고 있다.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전날 2400선을 회복하며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뉴욕증시가 지난 5일 이후 사흘만에 다시 폭락하면서 개장과 함께 2300선으로 추락했다.

전날 장중 4%가 넘게 뛰며 사이드카까지 발동시킨 코스닥도 미국발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이날 같은 시간 기준으로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16(2.22%) 하락한 842.78에 거래 중이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세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닛케이255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5% 하락한 2만1507.74에 장을 연 뒤 낙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오전 11시 기준 닛케이 지수는 604.40포인트(2.76%) 하락한 2만1286.46에 거래 중이다.

중국 상하이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나란히 3%에 가까운 낙폭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96.89포인트(2.97%) 하락한 3165.16에 거래되고 있고 홍콩항셍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896.85(2.95%) 떨어진 2만9554.42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증시의 동반 약세는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32.89포인트(4.15%) 내린 2만3860.4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에 이어 또 다시 4%대의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3.75%)과 나스닥 지수(-3.90%)도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증시의 약세가 불안심리에 기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선 KTB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판단한다”며 “지난해 12월 급격하게 상승한 글로벌 EPS가 시장의 과매수를 촉발시키면서 금리 등 조그만한 악재에도 높은 변동성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심리적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는 변곡점은 21일 예정되어 있는 미국 1월 FOMC 의사록 공개”라며 “의사록을 통해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시 시장은 안정을 다시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의 공포심리가 과도하다”며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임금 상승률 확대가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속화, 펀더멘털 악화 우려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지금의 투매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