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는 부정하고 있지만,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네이버쇼핑을 통해 강력한 포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오픈마켓에 가까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본다. 네이버쇼핑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20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네이버쇼핑을 둘러싼 독과점, 불공정 논란이다. 강력한 포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설계된 플랫폼이기 때문에 네이버쇼핑의 시장 장악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며 수수료와 관련된 '갑질' 행태까지 지적되고 있으며 네이버의 간편결제 솔루션인 네이버페이의 사용을 강제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도 규제로 방향을 잡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오픈마켓은 물론 네이버쇼핑을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수수료율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안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네이버쇼핑의 수수료율은 공개되어 있지만 다른 업체들의 정보도 함께 모아 쉬운 비교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공교롭게도 개정안이 나온 1일 네이버는 기존 쇼핑몰 결제 버튼에서 N페이 구매 표기를 N 구매하기로 바꿔 네이버페이 강요 논란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구매하기 대신 N페이 버튼만 있어 사실상 네이버페이 사용을 강요한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네이버페이를 통해 거래된 금액안 약 7조원이 넘는다. 네이버쇼핑의 강력한 독과점 시스템이 네이버페이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이커머스 전반의 지배력 강화가 고조됨에 따라 비판이 고조되자, 네이버가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 구매하기 버튼이 N 구매하기로 변경됐다. 출처=네이버

네이버쇼핑에 대한 전방위적 비판과 규제가 나오는 가운데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박민수 교수는 1일 강원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인터넷쇼핑 서비스 시장의 경쟁과 소비자 후생: 네이버와 네이버쇼핑'을 주제로 발표하며 네이버페이의 순기능에 주목해 눈길을 끈다.

박 교수는 네이버쇼핑과 관련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소비자잉여(후생)는 약 194만원 정도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민수 교수는 “네이버쇼핑의 소비자후생증가 효과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과 타 쇼핑몰에 비해 상품가격이나 판매자 수 등 네이버쇼핑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비롯된 효과”라면서, “여기에는 네이버쇼핑의 진입으로 인한 타 온라인쇼핑몰들의 경쟁촉진효과는 고려되지 않은 것인 만큼, 네이버쇼핑의 시장진입을 통한 소비자잉여 증대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 쇼핑의 등장이 온라인 쇼핑 자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는 한편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온라인 쇼핑서비스 시장이나 간편결제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 “네이버가 인터넷검색서비스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인지 알 수 없고, 설사 검색서비스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온라인쇼핑 시장에 전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