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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책임과 역할의 역학관계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8.02.11  17:16:50
   

“직장은 직무의 합이다”라는 말이 있다. 조직은 ‘사람’의 합이 아니라, 각각의 사람들이 하는 ‘일의 합’이라는 뜻이다. 당연히 각자가 가진 생각에 따라서 조직에서 하는 일 또한 일부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직의 일이 정해져 있다고 착각한다.

물론 일을 직접 하는 직장인들은 착각조차 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것이 착각이 아닌 걸 직장생활을 오래 하면서 실감한다. 조직마다 차이는 있지만, 어디든 존재하는 Micro Managing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로 압축되어 있다. 시간이 흘러도 그 범위 안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일의 관성이 생기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힘과 노력이 점점 줄어간다.

하지만 세상은 늘 변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는 고객을 변화시키고, 우리 조직의 비즈니스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그중 하나 혹은 둘 이상의 역할을 하는 자기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던 대로 일을 하면, 결국 고립될 수밖에 없다. 일만 열심히 해오다가 조직 또는 시대가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인재가 되는 것이다. 인재(人材)가 곧 인재(人災)다.

일은 변한다. 이는 ‘일 자체의 성격 변화’에 가깝다. 일(직무)의 주요 구성 요소인 책임(Responsibility)과 역할(Role)이 자기 외부 이해 관계자들과의 지속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일을 하는 방식과 방법, 협력과 협업 규칙과 과정, 관계 등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다.

일에는 역할보다 책임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책임은 일과 연결된 이가 기대하는 기한, 수준, 형식, 관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상대방의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고 그에 맞춰 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직에서 흔히 쓰는 KPI는 곧 이런 부분을 말한다.

반면 역할은 특정 직무상 해야만 하는 행동 범주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직무명만 놓고 볼 때는 모호할 수밖에 없다. 영업 또는 마케팅이라고 해도 다 같은 마케팅과 영업이 아니다. 조직이 갖춘 비즈니스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당연히 누가 고객인가에 따라 달라지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철학과 관념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책임은 조직이 기대하는 수준, 역할은 행동범주라면 당연히 그 일의 연결관계의 파악을 통해 누가 자기와 연결되어 있고, 그(것)들의 변화가 곧 자기의 변화를 야기한다고 믿어야 한다. 그들의 기대수준을 채워가면서 자기 직장 수명을 늘려가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한 변화를 인식 및 적용하려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자의적, 타의적인 이유에 의해, 우리는 일의 책임과 역할의 변화를 놓치면서 스스로의 직장수명을 갉아먹는다. 분명 자기는 열심히 했지만, 그 일의 효율만 바라보면서 했기 때문에 효과적인 일을 만들지 못한 결과이다.

왜 그럴까? 첫 번째, 대부분의 직장인은 일의 관성을 이해 못하고 계속 자기가 하던 대로 한다. 일을 처음 배울 때, 일을 하는 방법을 집중 학습한 나머지, 일이 만들어진 원리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하던 대로 일이 전개되지 않으면 스스로 길을 잃거나, 어쩔 수 없이 조직에 의해 재단된다.

두 번째, 조직 내 문제 제기와 해결의 기회를 박탈도 모자라 거세당한다. 조직에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품는 마음 중에 하나가 “너나 잘해”다. 일 자체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이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문제 제기 자체에 대해 불편해 한다. 또한 업무 및 시스템에 특정 문제를 제기하면 문제 제기자가 도맡아서 해결해야 하기에 굳이 일을 만들려고도 하지 않는다. 정말 다급한 문제라면 자기 외에도 일을 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서로가 서로에게 미루는 꼴이다. 마치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는 것과 같다.

세 번째, 직장인들은 지금 하는 일을 누군가로부터 받아서 하는 것에 익숙하다. 단순 수동적 자세가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목적과 목표를 구분해 설정하고, 조직 및 스스로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을 이끌어야 하는데, 애초에 ‘까라면 까’식 또는 의사결정권을 대부분 상사가 가지기 때문에 일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박탈 당하거나, 조직에서 제시한 제약을 장벽으로 여겨 그 이상의 시도를 하지 않는다.

네 번째, 자기가 맡은 일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 않는 것 이외에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마음이다. 일을 분리해서 나만 잘하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당장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과 같다. 셋 이상이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지만 인정하려 들지 않으며, 실제로 업무에 적용해 변화를 꾀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일은 대부분 연결되어 있으며, 그 일의 연결관계에 따라 일 자체에 대한 책임과 역할은 수시로 변할 수 있으며, 그 변화를 능동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면 자기뿐만 아니라 조직 수명까지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하게 만들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조직에서 제시한 Manual이 아닌, 스스로가 만든 Job Definition을 통해 업무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매년 목표 설정과 성과 평가를 하는 것처럼 스스로 만든 일의 성격에 대한 정의를 매해 다르게 가져가는 것이다.

또한 일의 연결 및 표면적 변화에 따라서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의 변화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능동적으로 일을 바라보고, 그 일의 영향력 및 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에 대한 유연하고도 입체적 사고를 통해 일의 책임과 역할의 미묘한 변화에 관심 갖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평생을 나름의 방식대로 일했던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자기 방식과 방법 자체가 낡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으로부터 모든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역할과 책임의 역학관계상 자기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기 변화에 따라 남의 변화도 함께 유도하고, 반대로 남의 변화에 따라 자기 변화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죽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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