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컬래버레이션 시계는 이야기보따리다. 두 브랜드가 왜 만났는지, 둘이 힘을 합쳐 어떤 시계를 만들었는지, 왜 그런 시계를 만들었는지.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혹자는 컬래버레이션 시계를 가리켜 창의력이 부족한 브랜드의 꼼수라 폄하하지만, 그 속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보메 메르시에가 2018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선보인 클립튼 클럽 인디언이 그렇다.

클립튼 클럽 인디언은 보메 메르시에와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컬래버레이션 시계로 총 3가지 버전으로 출시한다. 시계전문웹진 <타임피스 아시아>는 두 브랜드의 비슷한 시작부터 컬래버레이션 시계에 담긴 감동 일화, 세 점의 시계 설명까지 총 3부작으로 나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볼 생각이다. 첫 번째 순서는 미국 최초의 모터사이클 회사, 인디언 모터사이클과 스위스에서 7번째로 오래된 시계 브랜드, 보메 메르시에의 비슷한 시작에 대한 이야기다.

 

▲ 인디언 모터사이클 창립자 조지 헨디(George Hendee). 출처=보메 메르시에

이동 수단이라고는 말과 자전거가 전부이던 1901년. 미국 최초의 모터사이클 회사가 문을 열었다. 이름은 인디언 모터사이클. 그 중심에는 세상을 탐험하기 더 쉬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던 두 명의 창립자, 조지 헨디(George Hendee)와 오스카 헤드스트롬(Oscar Hedstrom)이 있었다. 당시 조지는 성공한 자전거 판매상이었다. 아메리칸 인디언이라 명명한 그의 자전거는 자유, 모험, 영적인 것에 대한 그의 갈망을 담고 있었다.

 

▲ 인디언 모터사이클 창립자 오스카 헤드스트롬(Oscar Hedstrom). 출처=보메 메르시에

오스카는 유명한 엔지니어였다. 오스카는 자전거 프레임에 엔진을 장착하는 실험에 열을 올렸는데, 그의 실험은 자전거 경주에 욕심이 있던 조지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900년 가을 조지는 오스카를 찾아가 모터 자전거 설계에 관심이 있는지 물었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1901년 5월 24일 프로토타입 제작에 성공했다. 이렇게 미국 최초의 모터사이클 회사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설립됐다. 초기 모터사이클은 자전거 프레임에 가솔린 엔진을 부착한 형태였다. 이 기계의 속도를 본 레이서들은 두 사람에게 모터가 달린 자전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며 신뢰와 명성을 쌓아갔다. 더 빠르게 달리고, 더 뛰어나게 기능하며, 끊임없이 진보하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정신은 10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폴 메르시에(Paul Mercier/왼쪽)와 윌리엄 보메(William Baume). 출처=보메 메르시에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조지와 오스카의 만남으로 탄생한 것처럼, 보메 메르시에도 두 사람의 협력으로 설립된 시계 브랜드다. 1830년 스위스 쥐라산맥의 작은 마을 레브와(Les Bois)에서 출범한 보메 메르시에는 보메(Baume)가의 루이 빅토르와 피에르 조셉 셀레스틴 형제에 의해 탄생했다. 1918년 창립자의 손자이자 시계 제작자 윌리엄 보메(William Baume)와 사업가 폴 메르시에(Paul Mercier)가 만나 브랜드 이름을 보메 메르시에라 명명했고 이후 보메 메르시에는 1919년 제네바 홀마크를 획득하고 다수의 시간 기록 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명성을 쌓았다. 지금도 ‘소중한 삶의 모든 순간들과 함께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알렌 짐머만(Alain Zimmermann) 보메 메르시에 CEO. 출처=보메 메르시에

알렌 짐머만(Alain Zimmermann) 보메 메르시에 CEO는 인디언 모터사이클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한계를 시험하는 끊임없는 열정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보메 메르시에에게 시간은 시, 분, 초가 연속되는 것, 그 이상입니다. 특별한 순간들은 시간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인디언 정신으로 가득 찬 이번 컬래버레이션 시계는 자유와 모험, 끈기 및 선구자 정신에 대한 우리의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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