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태원 SK 회장이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GEEF)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에 나섰다. 기업의 생존은 경제 가치, 사회적 가치를 모두 높여야 가능하며 공유 인프라의 가능성도 적극 설명했다.

최 회장은 "가난과 불평등, 환경오염 등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데 기업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사회적 가치를 기업 경영에 반영해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에 기업도 나름의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적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기업이 따로 신경써야 할 '플러스 알파'가 아니라 직접적인 의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면서“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측정하고 추구하는 DBL(Double Bottom Line)을 시도하는 것이나 SK 주요 관계사 정관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추가한 것 모두가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인프라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 지원과 관련, “사회적 가치 창출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제 전문가인 사회적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 분야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이 분야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한 가방을 들어보이며 청중들에게 "이 가방이 어떤 가방인지 아느냐"는 돌발퀴즈를 내기도 했다. 한 청중이 아이돌 그룹 빅뱅에 메는 가방이라고 대답하자 최 회장은 "정확히 말하자면 방탄소년단이 메는 가방"이라면서 "사회적 기업인 모어댄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대답한 청중에게 가방을 선물하며 사회적 기업인 모어댄을 소개했다. 모어댄은 SK이노베이션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자동차 가죽 시트 등을 활용, 가방과 지갑 등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업체다. 최 회장은 “자동차가 가방이 된 것이고 취약계층과 탈북자가 취업해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회적 가치 제고는 시장원리로 작동하지 않는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시장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뒤 “SK가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 그 가치에 비례해 보상해 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지난 2015년 도입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SK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니 더 많은 영리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