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매장의 성공을 발판 삼아 매장을 두세 곳으로 확장하는 외식업 사장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매장에서 돈을 벌면 저금이나 주식, 주택에 투자해 자산을 증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창업이 하나의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첫 매장에서 얻은 이익을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이 아닌 또 다른 점포를 오픈하는데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인사가 만사, 가족경영으로 매장 2곳 운영

기업경영이든 점포경영이든 인사가 만사다. 메가프랜차이지는 관리해야 하는 직원이 늘어나고, 인건비의 부담도 높아진다. 또한 점포를 영업시간 내내 돌볼 수 없기 때문에 빈자리를 채워줄 믿음직한 직원들을 두는 것은 점포 성패의 관건이다.

문성제(52세)씨는 가족경영을 통해 대파불고기전문점 2곳의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안양점 문성제 점주. 사진제공=화덕초대파불고기

2015년 3월에 오픈한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역점은 문 사장의 누나가 현재 운영 중이며, 안양점은 그와 아내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첫 매장인 수원역점 매출은 현재 월 5천만원 후반대, 2017년 12월에 오픈한 안양점은 한 달 만에 평일 160만원, 주말 25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문 씨의 누나와 아내는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역점을 시작으로 합심해 매장을 키운 오픈멤버다. “가족이 창업전선에서 모든 것을 걸고 일하고 있는 셈이다. 직원 마인드가 아니라 내 사업장이라 생각하고 영업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가령 모든 영업이 끝나면 직원들은 퇴근하지만, 가족 셋이 모여 그날 방문했던 고객들의 사는 곳, 인상착의, 주문 빈도수가 높은 메뉴 등을 기록한 메모를 서로 공유하고 있는데, 업의 연장선상에서 서로 합심해 공유하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30년 자영업 베테랑,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보유한 그가 말하는 창업은?

24살부터 자영업을 시작해 이제 30년 되었다는 문성제 사장은 94년도에 정육점, 98년도 일식 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요식업에 입문해 냉면, 조개구이, 곱창전문점 등 다양한 업종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물들어올 때와 빠질 때를 아는 혜안’이 생겼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외식장사를 하면서 상권에 대해 알게 되면서 부동산 쪽에 관심이 생겨 공인중개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는 문 씨.

그는 2005년부터 송파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고, 남양주로 이사하면서 2006년 남양주 덕소뉴타운 지구에서 공인중개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2008년 리먼사태로 인해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재기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무한리필 조개구이전문점이었다. 2011년도 조개구이창업 붐이 일기 6개월 전 수원영통지역에 오픈한 48평대 무한리필 조개구이집이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조개집 이후 정육점 장사경험을 살려 수원역 로데오거리에서 곱창전문점 오픈을 준비하던 중 한 방송에서 관련 먹거리에 대한 좋지 않는 얘기가 나왔다. 방송 여파는 컸고, 근심걱정으로 밤을 지새우며 잠을 못 이뤘지만, 이미 간판까지 단 상태라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오픈을 강행하면서 ‘혹시나’하는 기대감을 가졌는데 ‘역시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는 “방송 여파로 장사가 잘 안 됐다. 근심과 걱정만 쌓여가고 있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불행이 또 찾아왔다. 옆 매장의 화제로 인해 우리 매장까지 불이 붙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매장 문을 닫아야 했다.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이번 일을 교훈삼아 어떤 아이템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를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문성제 사장은 빠른 판단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쉬는 날엔 늘 상권 각지를 돌아보며 좋은 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그만의 취미였다.

“수원시 파장동 상권을 조사하러 갔다 ‘화덕초대파불고기’를 알게 되었다. 맛과 가격에 업종변경을 결정했다. 요식업에 30년 이상 종사했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불고기라는 대중적인 메뉴에다 맛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하면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방문하기 마련이다. 또한 숯불 없는 테이블, 점심시간에도 강한 고깃집이란 점에 확신이 들었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안양점 내부 모습. 사진제공=화덕초대파불고기

문 사장은 2015년도 12월 말 수원역 로데오거리 먹자골목에 실 평수 28평에 총 좌석 수 55석의 매장을 오픈했다. 업종변경에 투자한 금액은 5천만원 선.(점포구입비 제외)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역점의 오픈 초반 2개월 성적은 월 평균매출 4천만원 선이었다.

참나무숯 화덕에서 직화로 구워 내 은은하게 배인 숯불향과 매콤함이 특징인 ‘고추장불고기’와 담백한 맛을 강조한 ‘간장불고기’가 가장 많이 팔렸다.

문 사장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점심장사에 집중했다. 점심시간에 고추장불고기와 간장불고기를 주문하면 냉면(혹은 수제비)과 밥을 함께 한상차림으로 해 6천5백원의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공,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오픈 후 1년째엔 각종 SNS에 ‘가심비 불고기집’으로 얼굴을 알리면서 6천4백만원까지 매출이 급상승했다.

전체 매출에서 40%가 점심 매출로 이뤄지고 있는 화덕초대파불고기 수원역점의 원동력은 바로 속도 경쟁력이다. 별도로 구성된 참숯화덕에서 초벌구이를 해 불고기가 제공되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특제옹기에 대파와 함께 살짝 볶아 먹는데 그 시간은 1분이 채 되질 않는다. 다시말해 고기가 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과 고객이 직접 고기를 굽는 과정이 없어 빠르게 불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현재 월 평균 5천만원 대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는 수원역점은 현재 문 사장의 누나 부부가 직원 셋과 함께 운영 중이다.

▲ 화덕초대파불고기 안양점 외관. 사진제공=화덕초대파불고기

안양1번가에 2호점 오픈

문 사장은 안산 중앙역하고 안양역 먹자상권인 안양1번가 두 곳을 두고 고심하다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안양1번가로 결정, 1억원을 투자해 화덕초대파불고기 2호점인 안양점을 2017년 12월에 오픈했다.

30평 규모의 화덕초대파불고기 안양점은 현재 문 사장과 그의 아내가 함께 운영 중이다.

“손님들에게 화덕초의 불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1평 공간의 화덕에서 직접 고기를 굽고 있다. 사장이 직접 화덕에서 불고기를 조리해 고객에게 전달하면서 맛집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은 11시 반부터 새벽 1시 반까지, 주말의 경우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손님이 가장 몰리는 시간에 시간제 직원 둘이 투입된다.

안양1번가 먹자골목을 찾는 직장인들과 가족단위 고객들이 주 고객으로 테이블단가는 평균 2만3천원이다.

오픈 한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다는 문 사장은 본사 직원들이 오픈 전 지원을 나와 도움을 받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방문해 운영상황에 대한 체크해주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 받고 있다.

매장 오픈을 알리는 전단지 8천부와 화덕초대파불고기 가맹본부의 SNS마케팅 지원으로 매장을 알리고 있다는 문 사장은 “무리하게 욕심을 내지 말고 한 매장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다점포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 추가 점포는 자신이 잘 아는 상권에 내는 게 유리하다. 어느 업종이 잘되고 안 되는지를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