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범사업 대상지(후암동 두텁바위로 40길) 위치도. 출처=서울시

[이코노믹리뷰=김서온 기자] 서울시가 도심 내 실핏줄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재생 사업에 나선다.

서울 도심에는 60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치며 자생적으로 생겨난 실핏줄 같은 좁은 골목길이 많다. 이 중 대다수는 개발의 시대를 거치면서 대규모 아파트와 자동차 공간으로 자리를 내줬고 남아있는 골목길도 열악하고 낙후된 곳이 많다.

서울시는 도시의 역사와 함께해온 역사문화유산이자 삶의 공간인 골목길을 일‧삶‧놀이가 어우러진 곳으로 재생하는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핵심은 골목길의 역사문화적 숨길을 보존하고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며 공동체를 되살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닥이 파손되고 조명이 없어 어둡고 위험했던 골목길 주변 생활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개선하고, 일부 폐가를 활용해 카페‧식당, 마당 등으로 조성해 골목 활성화와 일자리 공간으로 활용한다. 아울러 주민 주도로 담장 낮추기와 골목 마당 공유, 내 집 수선하기 같은 사업도 함께 병행 추진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에 착수한 ‘서울형 골목길 재생 기본계획’ 용역을 3월경에 마무리하고 오는 5월까지는 골목길 재생사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기본계획 수립과 병행해 용산구와 성북구 2곳 골목길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주민 주도로 사업을 진행한다. 각 지역별로 주민, 자치구, 지역 전문가와 함께 현장 주민설명회, 심층면접, 객관적인 실태분석 등을 거쳐 5월 중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연내 사업을 진행한다.

용산구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길이 430m, 일제강점기 구릉지형)은 남산과 가까이 있고 주거환경개선지구 사이 경사로에 마치 협곡처럼 위치해 있는 곳으로, 폭 1.0~1.5m의 좁은 골목길이다. 시는 지역 내 활터골 경로당을 중심으로 골목전망대와 마을텃밭 등을 만들어 공동체 형성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는 목표다.

성북구 성북동 선잠로2길(길이 800m, 너비 0.6~2m)은 조선시대 구릉지에 자연스레 발생한 골목이다. 지난해 주택재개발구역 해제지역으로 빈집이 10여 가옥이며 집수선과 리모델링이 간헐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현재 서울에 남아있는 너비 4m 미만의 골목길은 대부분 도시개발에서 제외된 지역의 사유 골목으로 그동안 최소한의 행정개입만 이루어져 매우 위험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골목길이 장터이자 놀이터이고 쉼터이자 주거공간인 모로코의 도시 페스처럼 서울의 골목길도 자연지형, 역사와 문화, 시민의 흥미로운 삶을 담아내는 공간이 되도록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이 촉매제 역할을 적극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