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사물인터뷰 -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사물과 대화를 나눴다. 스틸시리즈 아펙스 M750 편

세상에. 사무실에서 파티라도 열린 걸까? 빛이 번쩍번쩍 난리도 아니다. 어디로부터 온 빛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키보드가 빛을 뿜어대고 있더라. 사무용품의 반란인지. 예사롭지가 않다.

▲ 사진=노연주 기자

플레이지(플) - 누구세요? 원하는 게 뭡니까?

아펙스 M750(M) - 안녕. 난 아펙스(APEX) M750. 덴마크 게이밍 기어 브랜드 스틸시리즈 출신이지. 비키 타입 풀사이즈 기계식 키보드야. 많이 놀랐어?

플 – 그냥 조금. 기계식 키보드요? 옛날 키보드인가요?

M – 아니. 우린 구조와 작동 방식이 흔히 사용하는 멤브레인 키보드와는 다르지. 시원시원한 타건감과 타건음, 커스터마이징 포텐(잠재력)이 높다는 게 특징이야. 마니아가 많아. 특히 무한 동시 입력, 안티 고스팅 등을 기본으로 지원해 게이머들이 선호하지.

플 – 그럼 기계식 키보드는 게임용이에요?

M – 꼭 그렇지만은 않아. 다만 나는 철저히 게이밍을 위해 태어난 몸이지.

플 – 어떤 의미죠?

M – 일단 스위치가 달라. 기계식 키보드 핵심 부품은 스위치야. 어떤 타입인지에 따라 키압이라든지 타건감이 다르지. 소리도 다르고. 난 QX2 리니어 스위치를 장착했어. 순수 게이밍 성능을 위해 스틸시리즈가 자체 개발한 스위치지!

플 – 오, 뭐가 달라요?

M – 스위치를 누르는 데 필요한 힘, 그러니까 키압이 45Cn, 키가 입력되는 작동점(actuation point)이 2mm로 낮은 편이지. 타건감이 부드럽고 반응속도가 빨라. 0.01초로 엇갈리는 승부 세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지.

▲ 사진=노연주 기자

플 – 뭔가 프로의 세계에 어울릴 것 같군요.

M – 요즘엔 보통 게이머도 게이밍 기어를 많이들 쓴다고. ‘키캡 놀이’라는 걸 알아? 기계식 키보드 마니아들은 키캡을 자기 마음에 드는 걸로 교체하는 데 재미를 느끼지. 손가락이 닿는, 스위치의 뚜껑 부분 말이야. 난 키캡 놀이를 하기에도 적합해. 널리 퍼진 체리 스위치와 규격이 같아 키캡이 호환되거든.

플 – 조명은 왜 이렇게 화려해요? 다른 기계식 키보드도 이래요?

M – 다 그런 건 아니지. 특히 난 그 어떤 키보드보다도 조명이 화려하다고 자부해. 기본적으로 1680만색 풀컬러 RGB를 지원하지. 조명 효과는 프리셋도 다양하지만, 버튼 하나하나 튜닝할 수가 있어. 무한대에 가까운 효과를 만들어낼 수가 있지. GIF 형식 이미지나 오디오를 읽어들여 조명 효과로 변환해주기도 하고! 다른 스틸시리즈 기어와 조명을 동기화할 수도 있지.

플 – 눈이 부셔요.

M – 끝이 아니야. ‘게임센스’라는 기능도 있어. 게임 속 상황에 조명이 반응하는 기능이지.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도타2’, ‘자이겐틱’ 같은 게임을 할 때 게임센스 기능을 사용 가능해. 채팅 알림 기능도 있지. 게임 중에 메시지를 받으면 조명으로 알림을 주는 기능이야. 다른 키보드에선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지.

플 – 당신, 재질도 뭔가 단단해 보여요.

M – 알아보는군. 항공기에 사용되는 5000시리즈 알루미늄 합금 소재 프레임이거든. 강도가 완전 최고지. 내구성? 자신 있어.

플 – 샷건(게임 중에 화나서 키보드를 내리치는 행위)도 감당할 수 있나요?

M – 이왕이면 그러지 않는 게 좋겠지? 나도 아프고, PC방 주인 마음도 아프고.

플 – 저랑 게임 한 판 해보면 안 돼요?

M – 살살 다뤄준다면야.

▲ 사진=노연주 기자

#POINT 스틸시리즈가 작정하고 만든 하이엔드급 게이밍 키보드다. 스틸시리즈가 자체 개발한 QX2 리니어 스위치는 체리 MX 적축 스위치와 키감이 비슷하게 느껴진다. 게임할 때 손놀림을 가볍게 해준다.

아펙스 M750 최대 강점은 LED 조명이다. 하이엔드급 제품에 어울리는 화려한 조명이 압권이다. 가격이 10만원대 후반으로, 문턱이 높은 편이지만 분명한 메리트가 존재하는 키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