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달러.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원·달러 환율이 1090원대 중반까지 뛰어오르며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인상 우려에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진데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으로 원·달러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70원(0.43%) 오른 1095.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8.1원 오른 1096.6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098.3원까지 뛰며 지난해 11월 21일(1099.9원) 이후 약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강세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월 ISM 비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했고 비제조업 고용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61.6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등 통화 긴축정책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이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에 대한 수요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의 폭락도 원·달러 환율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금리인상 우려로 뉴욕 3대 지수 중 하나인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75.21포인트(4.6%) 하락한 2만4345.7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폭 확대와 임금상승압력 가중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강화로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급격히 약화됐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해지며 원화 약세압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강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00원을 넘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 급락과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 흐름에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시도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기업이익 증가가 자산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달러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방향은 속도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상단에서의 대기 매물 출회와 가파른 반등에 당국 속도 조절 가능성으로 상승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일 증시와 당국 움직임 주목하며 1090원대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북한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원·달러 환율은 1050~1080원 수준에서 안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