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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氏 안녕하세요!] 프롤로그
권동현 교수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2.09  07:44:35
   

반갑습니다. 필자는 경기대학교 서울캠퍼스 애니메이션영상학과 권동현 교수라고 합니다. 앞으로 이 칼럼을 통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그리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다들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하는 분야라 오히려 더 유익한 코너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본 칼럼의 제목은 애니메이션을 마치 옆집에 살고 있는 아저씨처럼 생각하면서 조금씩 알아가고자 하는 의도로 정했습니다. 처음 만나 인사를 하면서 독특한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물어보면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사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대뜸 이름의 뜻을 물어본다면 실례일 것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氏는 모든 이들이 아는 유명인사이고 매우 유쾌한 사람이라 괜찮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오히려 모른다고 생각할 때 더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은 애니메이션氏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나이 든 세대라면 <미키 마우스>나 <태권브이>를, 젊은 세대라면 일본의 유명 작품들을, 어린이라면 디즈니 <겨울왕국>이나 EBS에서 방송되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들을 생각할 것입니다.

유아를 둔 부모라면 ‘뽀로로’나 ‘타요’ 등을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애니메이션氏의 이름의 진짜 뜻은 그런 어린들이 즐겨 보는 ‘장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Animation’은 ‘정신’ 혹은 ‘생명의 숨결’을 뜻하는 라틴 어원 ‘아니마’(Anima)에서 나온 말입니다. 간단히 정의하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움직이게 하는 것’ 또는 그러한 ‘촬영 기법’을 의미합니다. 좀 딱딱하지요? 하지만 이것이 애니메이션의 핵심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장르’가 아니라 ‘기법’입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아이언맨’을 생각해봅시다. 아이언맨은 1963년, SF물을 주로 다루던 <테일즈 오브 서스펜스(Tales of Suspense) 39호>에서 만화 캐릭터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45년이 지난 2008년 여러분이 아는 영화 <아이언맨(Iron Man)1>이 나옵니다. 처음 슈트 디자인과 영화 디자인을 비교해 보면 엄청난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제작 과정을 보면 대부분의 액션 장면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입니다. 심지어 사람이 연기했다고 생각하는 장면들도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부분도 많습니다. 그 외에 여러분이 즐겼던 영화는 사실 많은 부분이 3D 애니메이션입니다.

3D 애니메이션은 픽사(Pixar) 스튜디오가 발표한 <토이스토리(Toy Story, 1995)>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Full 3D 애니메이션 말고도 3D 애니메이션 기법은 1982년부터 꾸준히 실사화면과 합성하기 위해 노력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Gravity, 2013)>에서는 약간의 실사 합성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서 애니메이션은 핵심적인 제작 기법입니다. 영화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수많은 매체들 속에서 접하는 CF 영상에도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애니메이션 기법이 사용된 수많은 영상들과 일상에서 접하며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장르적인 의미에서의 애니메이션은 잘못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보는 영상이라는 장르적 의미의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기법이 아주 잘 사용된 Full 2D 애니메이션, 또는 Full 3D 애니메이션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다른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로봇’이라고 하면 대부분 인간 형상의 물체를 떠올리지만 우리 일상생활, 산업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인간의 단순노동을 대치하고 있는 모든 기계들이 로봇인 것처럼, 또 ‘컴퓨터’라고 하면 책상 위의 모니터와 본체의 형태를 대부분 떠올리지만 만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도 컴퓨터고, IoT를 이야기할 수 있듯이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서 컴퓨터가 존재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서 한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그 분야 전체를 대변하게 된 것을 말합니다. 같은 원리로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든 영상들을 어린이들이 즐겨 보다 보니 마치 어린이들이 보는 영상 장르를 ‘애니메이션’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약간의 오해이지요.

그럼 왜 이런 오해를 받을 만큼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을 어린이들이 좋아하게 된 것일까요? 이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움직이게 한다는 원래의 뜻을 생각해 보면 추론이 가능합니다. 어린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고 더 좋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마음껏 누리는 것이 어린이답다고 여겨지는 것, 그것이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든 영상물에 가득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빠져드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필자가 생각하는 답은 다음 칼럼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고, 어린이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며, 어떻게 보면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도 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애니메이션氏의 이름의 뜻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다음 칼럼까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든 다양한 영상물들을 행복하게 즐기면서 틈틈이 숨겨진 애니메이션 기법들을 발견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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