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서지현 검사의 직장 내 성폭력 커밍아웃이 공론화되는 가운데, 직장인 익명 SNS인 블라인드에서 #Me Too 캠페인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블라인드는 땅콩회항 사건으로 잘 알려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논란이 처음으로 제기되었던 직장인 전용 익명 SNS다.

4일 블라인드를 살펴보면 굵직굵직한 제보가 블라인드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에 블라인드 측은 미투 캠페인을 위한 ‘Me Too’ 게시판을 별도로 열어, 유저들의 활발한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해당 게시판에는 2분당 1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직장 내 성폭력 경험을 고백하는 사례가 많다. 언론사에 재직 중이라 밝힌 한 유저는 같은 회사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고백했다. 그는 ‘대표에게 메신저 캡처를 보여 주고도 정작 퇴사한 건 나였다. 선배는 겨우 근신처분을 받고 좋은 곳으로 이직까지 했다.’며 ‘난 아직도 트위터에서 온갖 고상한 척하며 정치인들 욕하는 그를 보면 구역질이 난다’고 썼다.

조직적 은폐 고발을 폭로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공기업에 재직 중인 또 다른 유저는 ‘계약직인 너 하나 자르면 끝나는 일’이라며 피해사실을 알고도 묵과하던 당시 조직 분위기를 고발했다.

▲ 블라인드를 통해 성폭력을 당한 직장인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출처=블라인드 갈무리

블라인드를 통한 공익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유저들은 해시태그 #WithYou로 화답하며 더 이상 성문제를 목도하지 않겠다는 뜻을 모으고 있다.

블라인드는“미투 캠페인에 힘을 보태고자 게시판을 열었으나, 우리도 반응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희롱, 성추행 등의 문제들이 블라인드를 통해 공론화되고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더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