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하이닉스가 4일 기업용(Enterprise) SSD(Solid State Drive)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양산 중인 업계 최고 적층 4세대(72단) 3D 낸드플래시를 통해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포부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2위, 낸드플래시는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낸드플래시로 만들 수 있는 SSD 시장에서는 3% 내외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도시바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낸드플래시 기술력 확보에 따른 SSD 시장 장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SSD 시장 규모는 2017년 251억달러에서 2021년 312억달러로 연평균 5.6%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용 SSD 규모는 같은 기간 134억달러에서 176억달러로 늘어나며 연평균 7% 확대될 것이 유력하다.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SSD 시장의 외연 확장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 SK하이닉스가 4세대(72단) 3D 낸드 기반 4TB SATA SSD와 1TB PCIe SSD 출시를 통해 상업용 SSD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최근 4세대(72단) 512Gb(기가비트) 3D 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최대 4테라바이트 용량을 지원하는 SATA 규격의 SSD 개발을 마쳤다. 이를 통해 기업용 SSD 시장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기업용 SSD 핵심 기술인 펌웨어(Firmware)와 컨트롤러(Controller)를 모두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해 탑재했으며 512Gb 낸드를 사용하면 같은 면적에서 256Gb를 이용할 때보다 2배 높은 용량의 SSD 제품을 만들 수 있다.

SATA SSD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연속 읽기 560MByte(메가바이트)/s(초), 연속 쓰기 515MByte/s, 랜덤 읽기 98,000 IOPS(Input Output Operations Per Second), 랜덤 쓰기 3만2000 IOPS를 구현했다. 주요 데이터센터와 서버 업체들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기업용 SSD에서 가장 중요한 균일한 응답속도(Read Latency)도 고객 요구 수준을 충족한다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와 서버용 차세대 표준인 PCIe(PCI Express) 규격의 기업용 SSD까지 개발을 마쳤다. 4세대(72단) 3D 낸드플래시와 자체 개발한 펌웨어를 탑재하고 있으며 1테라바이트 이상의 고용량을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주력제품인 기업용 PCIe SSD까지 동시에 출시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기업용 SSD 사업이 조기에 본격 가시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용 SSD 시장은 대형 데이터센터와 서버 고객 중심의 시장으로,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그러나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그 동안 SK하이닉스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 받던 솔루션 사업 분야다. 고용량, 고성능의 기업용 SATA SSD를 출시함과 동시에 차세대 사양인 PCIe SSD까지 고객에 샘플을 공급하는 투트랙 전술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하이닉스 낸드 상품기획 담당 강진수 상무는 “지난해 4세대 3D 낸드플래시 기반으로 자체 펌웨어와 컨트롤러를 탑재한 소비자용(Client) SSD를 본격 양산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용 SSD까지 자체 개발해 사업을 본격화 하게 됐다”며, “성장세가 높은 기업용 SSD 시장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향후 회사의 낸드플래시 수익성 개선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