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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편두통 환자는 심장발작, 뇌졸중, 혈전 발생, 불규칙한 심장 박동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왓다.  특히 심장마비의 위험은 편두통으로 진단받은 후 첫해에 가장 강하게 나타나며 이후 20년 동안 위험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현재 편두통 치료에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항응고제 치료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Aarhus University)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BMJ)에 게재했다.

편두통은 머리의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특징인 증상으로는 박동(搏動)성 통증의 지속, 메스꺼움, 구토 등이 있다. 편두통이 발생하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오르후스 대학 연구팀은 1995년에서 2013년 사이에 덴마크 전국의 병원과 외래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은 5만1000명 이상의 편두통 환자와 편두통으로 진단받지 않은 51만300명의 기록을 수집해 비교 분석했다.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35세로 젊었다.

연구 결과 편두통 환자는 비편두통 환자에 비해 심장병과 혈관 질환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1000명당 심장마비에 걸린 사람은 편두통 환자가 25명, 비편두통 환자가 17명이었다. 또 45명의 편두통 환자에게 뇌졸중이 발생한 반면 비편두통 환자는 25명만이 뇌졸중에 걸렸다. 피가 뭉치는 혈전의 발생율도 편두통 환자가 비편두통 환자보다 높았다. 27명의 편두통 환자가 혈전이 정맥에 형성됐으나 비편두통 환자는 이보다 33% 적은 18명이 정맥에 혈전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불규칙한 심장박동도 편두통 환자에게서 더 심하게 생겼다.

연구팀은 과체중이나 흡연과 같은 다른 편두통 유발 위험 요소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편두통 환자의 심장 관련 질환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이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명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몇 가지 추측 이론이 있다. 예를 들어 편두통이 발생했을 때 대뇌동맥이 수축하면 이것이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편두통으로 오래 누워있는 사람은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편두통과 심장 질환의 연관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캐스퍼 아델부르그 박사는 “편두통이 심장 질환을 발생시키는 위험은 개인 수준에서는 낮을지 몰라도 전체 인구에서 파악하면 꽤 높다”고 말했다.

아델부르그 박사는 편두통 치료 지침을 개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사용하거나 다른 혈액 희석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면서 “추후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은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항응고제 치료가 유용한지를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존 해외의 여러 연구에서 다량의 진통제에도 반응이 없는 난치두통을 가진 항인지질항체증후군 환자에게 항응고제 치료를 한 후 증상이 호전됐다는 보고가 있다.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혈전이 쉽게 발생하고 여성은 습관적으로 유산이 되는 병이다.

국내에서도 항응고제 치료로 편두통을 완화한 사례가 있다. 고려대 의대와 계명대 의대 연구팀이 지난 2014년 비스테로이드소염제,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45세 여성 항인지질항체 환자에게 항응고제 치료를 했더니 환자의 편두통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