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조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2인 이상 공동창업 시에도 1인 창조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인기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한다. 그만큼 1인기업의 성공률이 높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혼자 성공한 1인 창조기업들이 있다. 그들 중 10인을 만나 성공노하우와 성과 및 향후 계획 등을 묻고 대답을 들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꿈을 잃지 않으면 기회는 반드시 온다”
최성희 브로드콘 대표

“사람을 생각하고 삶에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전 세계로 널리 서비스하고 싶습니다.”

최성희(41) 브로드콘(broadcon)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사업이다.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하고 2002년 온라인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 때 직원 수 80여명, 일본과 후주에 법인을 둔 기업 대표로서 소위 잘나간 적도 있었지만 2000년 후반 회사가 어려워져 끝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쓰라렸던 과거의 경험은 그에게 경영과 관리에 자신감을 붙게 하는 자산이 되었지만 온라인게임 쪽은 아무래도 전문지식이 부족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콘텐츠 비즈니스를 해야 전망이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연이은 실패로 잠시 갈 길을 몰라 하고 있을 때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앱창작터에서 아이폰 개발 수업을 듣게 됐다. 앱 창작터에서 전문가 컨설팅을 받고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정부의 지원정보나 제도에 대한 소식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앱 창작터 수료 후 같은 수업을 들은 개발자 및 후배와 함께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상품화를 위한 개발에 참여하고 수익을 반씩 나누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했다.

초창기 투자비용으로 1억원이 들었다. 임대료가 저렴한 세종대 앱 창작터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2010년 11월 회사를 설립했다. 안드로이드 OS 앱 개발과 퍼블리싱 ISO 앱 개발을 주 사업 영역으로 삼고 앱을 개발했다. 퍼블리싱은 말 그대로 출판을 담당하는 것으로 브로드콘에서는 개발자가 마치 출판사를 통해 책을 발간하고 출판을 의뢰하는 작가처럼 일을 한다. 현재 사무실에는 14명이 일하고 있다.

대표적인 앱은 허디(HUDY)다. 허디는 최 대표가 앱 창작터 수업을 들을 때 팀원과 함께 개발한 것이다. 고급 차량에 설치돼 차량 전면 유리에 GPS 속도 정보를 반사시켜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스마트폰에 구현했다. 이 앱은 유무료 통합 버전이 전 세계에서 39만회나 다운로드 돼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스마트폰용 한국 타자연습 게임인 ‘타이핑 코니’는 1만5000회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자랑한다. 스팸 번호가 왔을 때 실제 발송 번호를 알려주는 ‘누구야? 라이트’는 100만회 이상 다운로드 됐다. 그밖에 앱북 성경 ‘내 손 안의 작은 기쁨’과 가짜 위치를 전송해 자기 위치를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위치방어시스템인 ‘어디게’ 등 총 38개의 앱을 개발했다. 그 결과 올해 매출액만 10억원이 예상된다.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앱 종류는 38개지만 실제 개발됐던 건 70여개에 다다랐다.

“잘 된 것보다 안 된 것이 더 많았습니다. 개발하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고 그나마 시장에서 자리 잡은 앱은 2개뿐입니다. 헛수고도 많이 했고 망치는 경우 시장에서 욕먹고 무반응에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나 최 대표는 꿈을 잃지 않았다. 그는 “개인이나 회사나 꿈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이뤄지든 이뤄지지 않든 간에 꿈을 갖고 갈 때 성장할 수 있다”며 “수익성도 있고 재미도 있어야겠지만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앱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브로드콘에서는 에코드라이빙, 자녀보호, 다문화가정과 외국인을 위한 한글타이핑 앱을 개발 중이거나 이미 개발해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그는 1인 창조기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면 다 풀린다”고 조언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