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명수 러시아주재기자 ] 올해 러시아 소비재 시장의 두 자리수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주요 수출품목인 식음료,화장품,가구 품목을 취급하는 현지 유통기업을 만나 러시아 진출을 준비하는 우리 기업들을 위한 조언을 청취했다. <편집자 주> 

2008년 경제위기때 오랜 꿈이었던 의료인의 길을 뒤로 하고, 졸업과 동시에 사업에 과감히 뛰어든 여성 사업가 한명이 있다.

전문화장품 유통회사 나탈리아 율다세바 아크투알 엑스퍼트(Aktual Expert) 사장이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태평양의대를 졸업한 율다세바 사장은 극동러시아 300여개의 피부샵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해 5년만에 연매출 1000만 불이 능가하는 우량기업으로 키웠다.

의학 전공을 연관된 분야를 갖고 약 7년간 사업을 펼치면서 명실공히 전문 피부미용제품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꿰찬 율다세바 사장을 만나   당시 생소했던 전문화장품이란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펼친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언제부터 사업을 시작했는가?

“2008년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 3년간은 친정엄마,남편 3명의 가족회사로 시작했다. 블라디보스톡의 유일한 의대인 태평양의대를 졸업했고, 물론 처음에는 의사의 길을 생각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당시 의료인에 대한 처우가 썩 좋은 편이 아니었고  향후 여러 측면을 생각하고 결국 사업가의 길을 택했다. 당시 남편이 한국 중고차 사업으로 수입이 괜찮았는데 결국 내 사업에 자본금을 투자했고 회사의 재무담당 일을 봤다. 친정엄마도 의사였는데 딸이 사업한다고 다니던 병원에 사표를 던지고 사업에 동참하며 가족회사로 시작햇다.”

- 선택에 대해 후회는 없었는가?

“사업 초창기는 기반을 닦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업을 선택한 나의 결정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후회한적이 없다. 어렵다는 의대공부를 마쳤는데 무엇보다 의대에서 공부했던 지식들과 사업이 서로 연관성이 높았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길로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원래 학교다닐 때 공부를 곧 잘 했다. 주지사가 주는 우등상도 많이 받았다. 하하! 원래 의대 교수도 생각했는데, 사업도 학습 트레이닝센터가 중심이 돼 나의 적성과 잘 들어 맞는다.”

- 화장품 아닌 의료사업을 하는 것인가?

“정확히 말하면 피부과 화장품을 주축으로 여타 소모품 취급한다. 기초화장품이 아닌 피부트러블이 있는 고객을 위한 처방제 격의 화장품으로 이해하면 된다. 의대에서 공부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피부샵이란 소매체인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 피부샵과 의학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러시아 피부샵은 치료와 관리 모두를 취급한다. 그래서 사업자는 의사인력을 확보해야 허가를 받을 수 시스템이다. 이 같은 피부샵을 고객으로 하여 샵에서 쓰이는 화장품,소모성 도구 등을 의사인 내가 피부샵에서 원하는 상품들을 소싱해 사용방법 등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며 관련 용품들공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업을 하면서도 완전히 생소히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 사업초기에는 어떤 아이템을 주력으로 했는가?

“처음에는 피부과 화장품을 주력으로 했다. 당시 유럽산 제품이 러시아 피부샵에서 인기가 좋았는데 이태리산 제품들을 모스크바 수입상으로 공급받아 블라디보스톡에 제품을 유통했다. 학습 트레이닝 센터를 만들어 피부샵 대표들을 모여놓고 상품시현, 사용매뉴얼을 숙지시켜주며 제품을 판매했다. 3년은 줄곧 단일 아이템에만 주력했다. 그러면서 필러, 리프트실 등 피부시술 소모품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 언제 회사가 성장했는가?

“사업을 시작하고 5년이 지나 경영을 세밀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깡다구 하나로 오로지 판매만 치중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는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처음 고객과 직원이 적었을 때는 경영 기법이 뭔지도 제대로 몰랐다. 사업이 점점 커지면서 직원이 늘고 고객기반이 넓어지면서 체계적인 조직관리가 필요하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전문성이 중요하는 걸 깨닫고 판매 직원들 대상으로 3개월 6개월 1년간 직원들을 집중 트레이닝 했고 계속 시스템을 갖춰 교육훈련에 집중했다. 그렇게 회사의 전문성을 하나하나 키워나갔다.”

- 반면 가장 어려웠던 때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사람에만 의존하니 경영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2014년부터 불황기가 오니 특히 더 어려웠다. 믿었던 직원들 하나 하나씩 이탈하고 직원들의 근무기강이 해이해지더라. 이럴때수록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경영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었다. 사장인 나부터 국제경영에 관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 아직은 부족한 점도 많지만 과거에 비하면 훨씬 조직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회사로 만든 것 같다.”

- 무엇을 어떻게 회사를 바꾸었나?

“ 무엇보다 직원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모스크바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직무교육을 온라인을 통해 이수하게 했다. 과거에는 사장의 네트워크만으로도 가능했다면 앞으로는 회사의 조직력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래서 역량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객기반의 마케팅으로 확대했다. 고객 중심의  통합구매 솔루션을 제공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더 유리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끝으로 조직을 대폭 수술했다. 부사장 밑에 각 본부를 운영하고 사장인 나는 경영전략,지점운용,조직,마케팅을 맡았고. 나머지 권한은 부사장에게 양도하면서 나는 경영에 대해 더욱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최근 사업은 어떠한가 ?

“2014년까지 사업이 계속 성장했다. 블라디보스톡에 본사를 두고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에 지점을 설치해 운영했으니 말이다.. 서방과의 경제적 마찰이 시작되면서 판매가 급감하며 작년까지 경기가 썩 좋지 않았다. 우리가 취갑하는 제품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보니, 아껴서 사용하고 혹은 저가로 구매패턴이 전환되며 판매고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초부터 고객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 불황이전 수준으로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자사만의 마케팅 포인트라면?

“정직이다. 어떤 경우라도  진실만으로 고객으로 응대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그리고 전문성을 높이기위해 많은 것을 투자했다. 사업자가 상품에 대해 제대로 몰라서는 안된다. 그래서 모든 직원이 공부를 열심했다. 제품은 물론 마케팅 기법에 대해 공부하고 현업에 적용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신제품 런칭하면 충분히 교육부터 실시한다. 일주일 1회 세미나 정기적으로 했고, 분기에 최소 한번씩은 포럼을 한다. 고객이 충분히 상품을 검증하고 구매하는 시스템으로 가니 나중에 그만큼 신뢰를 받았다. 고객이 먼저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요청해 오며 자연스럽게 통합공급시스템을 갖춰 나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우리들도 점점 고객 니즈들을 세심히 살피면서 업계 선도기업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  취급하는 사업품목 가운데 한국브랜드도 있는가?

“물론이다. 20개 판매브랜드 가운데 5종이 한국산 제품이다. 화장품 브랜드 2개와 그리고 필러, 리프티실이 이렇게 한국제품이다. 이외  러시아산 2종, 유럽브랜드 13종이다. 일본이 가격이 너무 비싼 반면에 한국산은 가격대비 품질이 좋아 가장 이상적인 제품군으로 꼽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블라디보스톡과 기후환경도 유사해서 제품이 더 잘 들어맞는 것 같다.”

- 러시아 화장품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에게 조언 한마디?

“계절적 요인이 다른 시장보다 영향이 더 크다.7~8월 여름은 완전 비수기다. 모두들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반면 11~12월은 연말때는 각종 파티 행사 참여로 화장품이 소비량이 많다. 새해맞이 선물등으로 이때가 가장 비수기이다.”

-  앞으로의 바램이 있다면?

“ 파트너쉽을 맺었으면 믿음을 갖고 지켜봐 주면 좋겠다. 한국업체와 독점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다른 도매채널로써 동일한 제품들이 러시아 시장에 버젓히 유통된다  그것도 더 싼 가격으로 말이다. 그렇치 않으면 덤핑 제품이 계속 유통되면 현지 마케팅을 펼치는 파트너로써 의미가 퇴색된다. 한국 회사들이 파트너쉽을 맺으면 시장관리를 좀 더 엄격하게 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