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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관 이야기] ‘스크린 쏠림’ 극장 외적 요인은 없나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  |  expert@econovll.com  |  승인 2018.02.09  19:08:01
   

국내 대형 배급사 K는 매년 10편가량의 영화를 시장에 내놓는다. 그러나 모든 영화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10편 중 성공하는 영화는 한두 편에 지나지 않는다. 이 한두 편의 성공이 나머지 여덟아홉 편의 실패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그러다 보니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선택해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홍보와 마케팅도 큰 비용을 할애한다. 보통은 여름방학 성수기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가장 관객이 많이 몰리는 시즌이다 보니 그만큼 성공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크린 쏠림의 발생 이유가 단지 극장에만 있을까? 실제로는 영화가 산업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먼저 국내 영화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스크린 수는 2016년 말 기준으로 2600개 내외로 집계되는데 실제 개봉된 영화는 한 해 1500편을 넘어선다. 미국은 4만개 이상의 스크린을 보유했음에도 1년 개봉 편수는 우리나라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프랑스 역시 6000개에 육박하는 스크린을 보유했지만 1년 개봉 편수는 600편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 영화시장은 스크린 수에 비해 영화 편수가 많아 스크린 경쟁이 치열하고 영화의 순환도 빨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관객들의 기호 편중 현상은 두드러진다. 2016년 개봉 영화 1500여 편 중 다양성영화 비중이 30%에 이르지만 실제 관객수 비중은 약 4%에 불과했다. CGV에서 운영하는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하우스의 객석률만 놓고 보더라도 일반 상영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영화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실제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대목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다양성영화에 대한 진흥 정책이 절실함을 반증해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양성영화 진흥을 위해 극장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과 진흥 정책과 더불어 관객에 대한 세밀한 영화 관람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다양성영화와 관련해 가장 자주 언급되는 프랑스의 경우 다양한 지원 정책을 두고 있는데, 이런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우리나라 배급사들의 ‘텐트폴’ 전략도 스크린 쏠림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한국영화는 할리우드와 대적하기 위한 전략으로 언제부터인가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 영화 중 가장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관객이 몰리는 특정 시즌에 집중 배치한다. 보통 대형 배급사의 경우 1년에 적게는 대여섯 편에서 많게는 열 편 이상의 영화를 시장에 내놓는다. 그런데 영화산업의 특성상 다른 영화가 모두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이 텐트폴 영화 한두 편만 성공시키면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급사들은 이런 전략에 따라 텐트폴 영화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개봉 날짜를 겹치지 않게 자율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스크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여기에다 엄청난 물량의 광고 마케팅까지 집중함으로써 관객의 사전 인지도를 끌어 올린다.

이런 외부적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며 스크린 쏠림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2016년 영화소비자조사에 따르면 극장 관람객의 95%는 극장에 가기 전 자신이 볼 영화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선정의 주요 정보채널에서 인터넷과 TV, 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 이는 다시 말해 영화의 홍보 마케팅이 영화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관객들의 입소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극장 관객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원인이 어찌 되었건 영화계 내에서 스크린 쏠림에 대한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스크린 규제만이 정답일까? 이런 방법은 자칫 다양성의 증대보다는 한국영화시장 전체의 파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를 피하기 위해 부가시장 활성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유통망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영화들의 투자와 배급 활성화를 위한 포지티브 전략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예술영화와 독립영화 등 배급 및 마케팅이 영세한 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기 위한 작은 영화관을 확산시켜야 한다. 또한 해외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우리의 극장 플랫폼을 활용해 보다 폭넓은 글로벌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의 확장이 콘텐츠의 다양성과 확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고 보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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