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시 헨리오(Dorothee Henrio) 로저드뷔 마케팅 디렉터. 출처=로저드뷔

[이코노믹리뷰=강기산 기자] 로저드뷔는 첫인상만큼이나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게다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빠른 시간 안에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러한 기반에는 로저드뷔의 마케팅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시계전문웹진 <타임피스 아시아>는 로저드뷔의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도로시 헨리오(Dorothee Henrio)를 2018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만나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 그리고 2018년 계획에 대해 물었다.

도로시 헨리오 마케팅 디렉터는 인터뷰 내내 진지한 태도로 로저드뷔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또한 자신이 찬 시계와 로저드뷔의 경쟁자를 묻는 질문에는 특유의 위트를 섞으며 인터뷰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아래는 그녀와 <타임피스 아시아>가 나눈 일문일답이다.

먼저 당신이 생각하는 로저드뷔는 무엇인가

로저드뷔는 파격과 차별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매뉴팩처와 R&D 스튜디오에서는 세계 최초를 위해 지금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덕분에 2018년 5개의 특허 기술을 보유한 듀오토 칼리버를 장착한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 블루 에디션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기술력 뿐 아니라 컬래버레이션 역시 로저드뷔의 색깔이라 할 수 있다. 람보르기니, 피렐리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분야와의 협업이 그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궁극적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전하려는 하이엔드 워치메이커라 볼 수 있다.

로저드뷔의 마케팅 철학이 궁금하다

로저드뷔는 탄생한지 20년 정도 된 작은 브랜드다. 덕분에 창의적이면서도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다. ‘Dare to be Rare(특별하다면 대범해져라)’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같이 대범하면서도 민첩하게 움직인다. 특히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은 작은 규모의 브랜드일수록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로저드뷔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 SIHH 2018 로저드뷔 살롱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도로시 헨리오(Dorothee Henrio). 사진=강기산 기자

로저드뷔의 마케팅 디렉터로서 2018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선보인 시계들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로저드뷔는 올해도 그러했지만 앞으로 3년간 로저드뷔의 상징적인 컬렉션인 엑스칼리버에 집중할 생각이다. 1년 전 SIHH에서 피렐리와의 파트너십을 처음 발표했다. 올해에는 7개의 다양한 타이어의 컬러 코드를 적용한 새로운 피렐리 에디션을 선보일 것이며, F1에서 우승한 실제 피렐리 타이어 조각을 스트랩에 계속해서 적용할 것이다. 람보르기니와의 파트너십으로 탄생한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 에디션은 람보르기니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람보르기니의 아벤타도르 S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올해 선보이는 88개 한정 생산되는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 모델에 적용된 듀오토 칼리버는 5가지의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45도로 기울어진 V 형태의 더블 스프링 밸런스 개념, ASP(자동 안정화) 프로그램, 중량 감소 메커니즘, 신속한 마찰 최적화, 관성으로 인한 영향 방지 강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로저드뷔는 신소재, 기술력 등 특징이 뚜렷하다. 마케터로서 이런 특징은 장점일 것 같은데 어떤가

현대적이고 구조적인 스켈레톤, R&D, 슈퍼카나 우주공학에 쓰이는 파격적인 신소재, 강렬하면서도 대범한 디자인 등 로저드뷔와 같은 브랜드 포지셔닝을 가진 브랜드는 드물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는 만큼 로저드뷔는 모두를 위한 브랜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열광할 수 있는 브랜드이며, 다른 누군가에게는 싫어하는 브랜드일 것이다. 그렇기에 로저드뷔는 남들과는 다른 것을 원하는 사람, 대담하면서도 파격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브랜드이다.  

이전 직장이 까르띠에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까르띠에와 로저드뷔 전혀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두 브랜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까르띠에와 로저드뷔는 리치몬트라는 같은 그룹에 속해 있다. 까르띠에의 하이주얼리 구매고객과 로저드뷔의 고객층이 일부 겹칠 때도 있지만 둘은 매우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까르띠에는 역사가 깊은 가장 아름다운 브랜드 중 하나다. 로저드뷔는 역사가 길지 않은 신생 브랜드이자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우리만의 길을 걷는 파인 워치메이커다.

지난해부터 럭셔리 워치 브랜드의 온라인 스토어 입점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로저드뷔의 경우 온라인 스토어 입점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언젠가는 로저드뷔도 온라인 비즈니스에 뛰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3-4년간 당장 오픈 계획은 없다. 온라인 비즈니스를 바로 시작하기보다는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먼저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챗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클릭 앤 콜렉트 같은 시스템을 통해 매장으로 고객을 유도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동시에 로저드뷔에서 가지고 있는 독점적인 리테일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로저드뷔는 전 세계 25개 부티크를 운영 중이다)

▲ 로저드뷔와 람보르기니가 협업한 엑스칼리버 아벤타도르 S. 출처=로저드뷔

피렐리, 이탈디자인에 이어 람보르기니와 협업이다. 로저드뷔&람보르기니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번 협업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연구개발에 대한 끝없는 투자, 신소재, 기술력, 비스포크 디자인 등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2018년 2월부터 시작될 람보르기니의 원메이크 레이싱 대회인 슈퍼 트로페오에서 달릴 모든 레이싱 카에는 로저드뷔의 로고가 브랜딩 될 예정이다. 또한 람보르기니와 로저드뷔의 고객들은 슈퍼 트로페오 대회에 초청돼 VIP만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대회를 관람할 예정이다. 이어 로저드뷔의 매뉴팩처에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러한 경험과 연결된 시계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특별한 일이다.

로저드뷔가 생각하는 라이벌이 있는가? 개인적으로는 리차드 밀이 떠오른다

리차드 밀도 매우 훌륭한 시계 브랜드다.(웃음) 하지만 로저드뷔의 진정한 경쟁자는 현대 예술작품이나 요트, 프라이빗 제트 등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해 우리의 진짜 경쟁자는 같은 업계지만 다른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이다.

▲ 도로시 헨리오(Dorothee Henrio) 로저드뷔 마케팅 디렉터가 찬 엑스칼리버 브로셀리앙드 스켈레톤 플라잉 투르비옹. 사진=강기산 기자

마지막 질문이다. <타임피스 아시아>의 시그니처 질문이랄까? 지금 차고 있는 시계는 무엇인지 말해달라

내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시계는 엑스칼리버 브로셀리앙드 스켈레톤 플라잉 투르비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다.(웃음) 로저드뷔의 상징적인 스켈레톤 다이얼 주위로 다이아몬드와 에나멜의 주얼리 장식이 잘 어우러진 페미닌한 느낌의 시계다. 특히 아이비 덩굴 장식을 무브먼트 위에 단순히 부착한 것이 아니고, 스켈레톤 무브먼트 주위를 감싸는 형태로 세공한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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