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 북한은 생존을 위한 자위권 차원에서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핵무기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북한은 평시에는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해 주민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를 위한 평화체결을 강요하고 전시에는 미국이 확장억제를 하지 못하도록 미국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우방국에 대해  제3국이 핵공격을 위협하거나 핵능력을 과시하려 들 때 미국이 핵 억제력을 이들 국가에 확장해 제공하는 정책으로서 핵우산의 구체화된 표현이며 한국의 핵무장을 막는 명분이다.

북한은 한국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해 정치·경제 양보를 요구하고 유사시 재래식 남침을 감행하면서 핵무기를 사용하겠고 위협할 것으로 분석됐다.

군사전문가인 국민대학교 박휘락 교수는 국방연구 2017년 12월호에 게재한 ‘북핵의 군사적 활용 시 예상되는 북한의 핵전략분석: “전략=목표+방법+수단” 방정식의 활용’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 박 교수는 "미국이 확장억제정책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한미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하면서 “북한의 핵위협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한국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와 군당국은 핵무기에 대한 거의 무방비 상태이면서도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박 교수보다 한발 더 나아가 자주 핵무장론을 펴고 있다. 

북한 핵전략 최종 목표=한국 위협과 사용

박휘락 교수는 논문에서 북한이 2013년 2월 제 3차 핵실험에 성공한 이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생존을 위한 자위권 차권에서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주장했고 우리국민들도 핵무기는 워낙 위력이 큰 무기라 사용을 상상하기 어렵고 북한도 군사용도보다는 정치의도에 근거해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국민대학교 박휘락 부교수

그는 북한의 대남전략 목표는 ‘민족해방 미눚주의 남조선 혁명전략 실현’이고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은 이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간주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한의 군사정책 목표가 ‘전 한반도의 공산화’라면 핵무기도 당연히 이에 기여해야 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2006년 10월 9일 제 1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개발은 물론이고 양적인 증강과 실적인 개선에도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해 9월 3일 수소폭탄의 경우 한국은 50~60킬로톤(kt)의 위력으로 평가했으나 미국에서는 120kt, 일본에서는 160kt으로 평가했고 200kt으로 평가하는 국내 전문가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핵무기 수량과 관련, 미국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2016년 12월 현재 북한이 13~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스웨덴의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0~20개로 표시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미국과학자연맹 산하 핵정보프로그램 소장 한스 크리스텐슨과 동료 연구원 로버트 노리스는 지난 2일 핵과학자회보(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1월호에 실은 글에서 “북한은 130~60개의 핵탄두를 만드는데 충분한 양의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수도 있다”면서 “현재 10~20개의 핵탄두를 조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들은 “(북한이 생산한) 핵탄두 대부분은 10~20 kt의 폭발력을 지녔다”면서 “이 정도 규모의 폭탄이 2013년과 2016년 (북한의) 핵실험에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과학자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전달할 대기권 재진입 매개체를 개발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다수 외국전문가들이 북한이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km, 탄두중량 700kg)에 탑재해 공격할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런 핵능력을 활용해 한국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북한이 스커드미사일(사거리 300~700km 정도) 100기 이상, 노동미사일(1300km 정도) 50기 정도, 중거리 미사일(2000~4000km) 50기 정도면 한국 전역이 핵공격의 범위라고 그는 강조했다.

▲ 북한 탄도미사일별 사거리.출처=0SIS

북한의 1차 목표= 미국의 확장억제정책 억제

또한 북한은 최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집중으로 구비해나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5월 14일 발사한 화성-12형은 정상으로 비행했다면 미국의 알래스카(서울-앵커리지 5600km),,하와이(서울-호놀룰루 7100km)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그는 소개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수소폭탄과 ICBM을 개발함으로써 남한과의 대결에 필요한 이상으로 핵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핵무기의 개발 목적이 체재유지나 내부결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협상을 지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협상의 주제는 경제적 지원을 획득하거나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포기가 아니라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미국의 막강한 핵능력을 고려할 때 자멸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북한이 미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기는 어렵고 북한이 방어를 위한 탄도미사일방어망(BMD) 구축을 전혀 고려하지 않다면서 북한은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을 미국이 대규모 핵무기로 보복할 수 없도록 억제하고자 한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ICBM과 SLBM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억제전략의 일환이지 공격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북한의 핵전략의 일차 대상은 미국의 유사시 북한 응징보복을 억제하는 것이고 최종으로는 한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의 위협과 사용이라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특히 핵무기에 의한 위협이 제대로 작용하지않을 경우 북한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주요 도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집권후 소위 ‘7일 전쟁’을 만들었는데 핵심내용은 핵무기를 사용해 7일 만에 남한을 점령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송영무 국방장관 “북한의 핵사용은 시대착오 발상”

박 교수의 생각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생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송영무 장관은 북한이 통일을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송 장관은 북한의 미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 위협은 선전선종이라고 단언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 29일 싱가포르 풀러튼 포럼에서 한 발언과는 상당한 시각차를 보인다. 송 장관은 포럼에서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핵을 개발해서 핵 공격을 한다는 것에는 모든 세계 시민이 의문을 표할 것"이라면서 "그런 상황은 김정은 정권의 선전·선동 전략이지 실제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핵무장이 강하다고 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북한이 통일을 위해서 핵을 사용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기조연설 후 북한이 핵무기를 공세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도 북한의 후진성과 군사력이 약하다는 점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개발된 핵무기를 미국이라든지 한국에 사용한다면 북한 정권은 지도에서 아마 지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송 장관은 앞서 '한반도 안보 도전과제와 향후 아태지역 국가간 의 다자안보체제'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전통·비통적 안보 위협 중에서 아태지역의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이라고 전제하고 “올해 북한은 신년사에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핵보유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와 대화를 포함해 가용할 모든 수단을 활용,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 정책과 전쟁재발 방지, 한반도 비핵화 일관 추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 우리나라의 안보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문제는 북한이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핵실험을 하면서 소형화를 시도하고 핵무기 운반 수단인 미사일을 개발, 시험하고 있다는 점이다.

▲ 북한 정권별 미사일 시험 발사 회수. 출처=CSIS

북한은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선보였다. 이 미사일은 지난해 5월 14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화성-15형 ICBM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정보 당국은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국가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한 만큼 다음 달 북한의 건군절에서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점점 좁아지는 한국의 선택지

북한이 어떤 핵전략을 채택할 것인지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해 한국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딜레마 중의 딜레마다.

박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도록 한미동맹을 대폭으로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정책 공조체제를 강화해 북한이 요망하는 동맹이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전술핵무기 재배치 등을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조성해야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또 탄도미사일 방어체제를 신속히 강화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