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의 입소문과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과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세계 인구 1위, 2위 시장에서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초코파이’ 제품으로 1000억 매출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 롯데제과가 인도에서 판매중인 초코파이. 출처= 롯데제과

국내 초코파이 시장에서 만년 2위인 롯데제과는 인도에서 초코파이 시장을 장악했다. 롯데제과의 인도 초코파이 시장 점유율은 90%다. 지난해 롯데제과는 인도에서 초코파이 매출로만 1000억원 이상을 올렸다. 국내 초코파이 시장에서 오리온이 지난해 1000억원, 롯데제과가 200억원, 크라운 10억원 가량의 연간 매출을 각각 기록해 롯데는 오리온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를 해외시장에서 한꺼번에 만회한 것이다.

롯데제과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아직 글로벌 제과업체들의 손이 닿지 않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우선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했고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인도에서는 롯데제과 초코파이가 국민 간식으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제과는 2014년 식물성 버터, 식물성 마시멜로 등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한 채식주의자전용 초코파이를 개발하는 등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맞춤 전략으로 인도시장을 그 어떤 기업보다 성공적으로 개척했다.

롯데제과는 1990년대 말부터 초코파이를 인도 시장에 수출했다. 진출 초기에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그대로 인도 시장에 내보냈다. 이후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도 첸나이 네맘 지역에 700억원을 들여 2만4132㎡(약 7399평) 규모의 공장을 세우고 인도 시장 전용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식물성 초코파이를 만들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국내 초코파이와 달리 인도 현지인들 입맛에 맞춰 개발한 식물성  초코파이의 반응이 뜨겁다"면서 "롯데제과는 식품 회사 중 가장 먼저 인도에 진출한 기업으로 인도와 오래전부터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제과 매출이 1조 7880억원, 해외법인 매출은 약4907억원이다"면서 "인도에서 초코파이가 단일품목으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해외법인 매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오리온이 중국에서 판매 중인 초코파이 말차. 출처= 오리온

오리온도 중국에서 초코파이 판매 5억개, 1000억 판매를 돌파했다. 또한 중국 기업 브랜드 연구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7년 중국 브랜드 파워지수’에서 국내 제과 브랜드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좋은 친구를 뜻하는 ‘하오리요우 파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친근함을 주며 중국 파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차 문화가 발달한 중국시장을 겨냥해 2016년 내놓은 ‘초코파이 말차’는 출시 4개월 만에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드(THAAD, 고고도방어미사일) 여파로 주춤한 매출을 회복세로 견인했다.

그동안 오리온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왔다. 미국 식품 위생 감사 기관인 AIB가 전 세계 666개 제과류 공장을 대상으로 2016년 진행한 감사에서 오리온의 상해(3위), 북경·심양(4위), 광주(6위) 공장을 TOP6에 올려 식품안전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오리온 관계자는 "사드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는 오리온을 한국브랜드 보다 중국의 자국 브랜드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을정도였다"면서 "친숙함과 제품력, 철저한 품질관리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리온과 롯데제과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두 업체 모두 현지 소비자의 입맞에 맞춘 신제품이 1000억 매출 돌파에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