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배출가스 조작’으로 비난을 받았던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원숭이를 이용 배기가스 실험을 한 것이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폭스바겐은 원숭이 가스 실험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폭스바겐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잘못된 행동과 일부 개인들의 부족한 판단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당시 택한 과학적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애초부터 그런 방식의 실험은 포기하는 게 나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인 러브레이스호흡기연구소(LRRI)가 밀폐된 방에 게잡이원숭이 10마리를 가두고 폭스바겐 디젤차량 ‘비틀’의 배출가스를 맡게 하는 실험을 2014년 진행했다고 폭로했다.

이 실험에서 원숭이들은 4시간 동안 방에 설치된 텔레비전으로 만화를 보며 배출가스를 마셔야 했다. 폭스바겐 신형 차량의 배출가스가 이전보다 줄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자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실험에 동원된 차량엔 이미 배출가스 조작장치가 달려 실제보다 매연이 훨씬 적게 나오게 설계돼 있었다.

실험은 지난 2007년 폭스바겐, BMW, 다임러 등 자동차업체들이 자금을 모아 만든 ‘유럽 운송 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에서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유럽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디젤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이러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험 내용은 지난해 미국에서 폭스바겐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다만 실험에 사용된 원숭이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를 통해 실험을 주도한 곳은 폭스바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임러와 BMW 측은 폭스바겐이 거짓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원숭이를 사용한 실험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다임러 측은 “EUGT와 함께 의뢰한 모든 연구는 유명대학과 연구소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자문위원회가 수행하고 검토했다”고 밝혔다.

BMW 측은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을뿐더러 어떠한 동물실험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로버트 루빈 LRRI 최고경영자도 "우리가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 엔진을 개조했다는 속임수에 대해 알았을 때,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며 "이후 EUGT와의 작업에 더 관여하지 않았고, 최고의 무결성과 기준을 유지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