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정부가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과 ,공조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비롯한 보호무역주의에 공동 대응하기로 해 관련국과의 협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WTO 비공식 통상장관회의와 제48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미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한 국제 공조와 다자무역체제 유지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본부장은 우선 30여개 WTO 주요 회원국이 참여한 통상장관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국제 공조와 다자무역체제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통상장관회의에서 반덤핑 관세와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치가 보호무역주의 실현 수단으로 이용되며, 궁극으로는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인, 근로자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이들 조치가 WTO 규범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며, 규범을 위반한 조치는 WTO 분쟁해결절차를 통해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WTO 분쟁해결절차를 강화해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그는 촉구했다.

이를 위해 WTO 상소기구 위원 7명 중 3명이 공석인 사태를 시급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고  EU,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브라질 등 다른 회원국 지지도 이끌어 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사흘동안 캐나다 외무장관, 멕시코 경제부 장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등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갖고 미국 수입규제 우려를 공유하고 공조 방안을 모색했다.캐나다는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관련 6개 관행에 대해 WTO 제소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나라와 캐나다는 한국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제3차 참여 등을 통해 적극 공조하기로 했다. 미국 태양광·세탁기 세이프가드에는 우리나라가 WTO에 제소할 때 캐나다와 공조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캐나다 외교장관, 호주 통상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보호무역조치에 대응하는 동시에, 가속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신무역질서를 확립해 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유무역을 통한 성장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캐나다, 호주 등 소수의 핵심국가(like-minded countries)들과 새로운 규범 수요(전자상거래, 디지털트레이드, 규제조화 등)를 발굴해 자유무역협정(FTA), 복수국간협정 등으로 발전시켜 갈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 공조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통상교섭본부는 캐나다, 호주 등과 조만간 후속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이와 함께 이번 다보스포럼의 하나로 열린 ‘국부펀드 전략적 투자’ 세션에 참석해 두바이,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국부펀드 관계자들을 만나 중동 자금력과 한국 기술력을 결합해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협력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등 주요국 투자 책임자와도 상호 관심 분야와 투자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이 외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과 도미닉 바튼 맥킨지앤컴퍼니 글로벌 회장 등을 만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동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